은행권 총파업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조합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정상영업을 유지했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 조합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정상영업을 유지했다.
다만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이 강한 국책은행과 농협은행 조합원들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다.
◇ 4대 시중은행 지부 자리는 썰렁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하루짜리 총파업을 벌였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참여율은 높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 총파업 선포식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4대 시중은행 노조 지부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11시가 넘어서면서 자리가 조금씩 차긴 했지만, 여전히 빈자리가 많았다.
국민은행 노조의 한 중앙위원은 "어제 내외부적으로 압력이 들어오면서 많은 인원이 빠졌고, 총파업 현장으로 오던 직원들이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한 조합원은 "민영화를 앞두고 정부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만큼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엔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성과연봉제를 적요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배재관 노조 부위원장은 "이미 과, 차장급인 4급 이상 직원들의 경우 성과급 비중이 50%를 넘는다"면서 "성과연봉제 반대가 주된 이슈인 총파업에 참여하면 기존 제도에 반대하는 꼴이어서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노조 통합을 결정하고 오는 26일 동의 투표를 앞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는 현장에서 따로 부스를 마련했지만, 두 부스 앞 모두 한산했다.
◇ 국책은행, 농협은행은 꽉꽉
반면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이 강한 국책은행 지부의 자리는 꽉 차있었다.
기업은행 조합원들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다른 은행 지부 자리는 거의 비어 있던 오전 9시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에서 줄을 지키라며 고성이 오갈 정도였다. 뒤이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직원들도 자리를 채웠다.
조합원 수가 많은 농협 지부 자리도 붐볐다. 허권 농협 노조위원장은 "농협은 모든 계열사를 합한 단일 노조라서 조합원 수가 많으며, 그에 비하면 아직 많이 참가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고객센터 한 직원은 "총파업으로 업무에 차질이 있겠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기 때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총파업 선포식이 시작되자 금융노조 지도부는 경기장에 모인 조합원들에게 휴대폰을 꺼내 네이버에서 금융노조를 검색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SNS에 접속해 금융노조 계정과 친구를 맺도록 권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파업 예정 인원은 1만8000명으로, 전체 은행 직원 대비 15%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3%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오후 1시 기준 6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오후에 지방에서 올라온 조합원들이 도착하면 참가자 수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