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2011년 의욕적으로 추진한 '길거리 ATM 점포'가 적자만 쌓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길거리 ATM'은 KT와 협약해 공중전화 부스에 자동현금입출금기(ATM)를 설치하는 사업을 말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에 지금까지 총 148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20억원이 채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에 지금까지 총 148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20억원이 채 안 된다.
기업은행은 2011년 노후화한 공중전화 부스를 '거리 은행 점포'로 바꾸겠다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2000대가량의 부스를 임차해 ATM을 설치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런 ATM은 일반 ATM과 같은 기능만 수행하면서도 대당 운영비용은 4배 수준에 달한다. KT에 지급하는 공중전화부스 임차료와 부스 제작 비용, 광고 비용 등을 내야 해서다.
이 의원은 "핀테크 서비스 이용 증가 등으로 인한 현금 사용률 저하와 점포 입지 선정 등의 이유로 기업은행 길거리 점포의 수수료 수익은 일반 ATM의 3%에도 못 미친다"며 "반면 대당 손실액은 13배 수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이 2011년 KT와 10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해당 사업이 2021년까지 유지될 경우 기업은행은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손실액을 떠안게 된다"며 "길거리 점포 사업은 금융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사업으로, 기업은행의 1차원적 수준의 미래 예측 능력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