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는 전날 텅빈 협상 테이블에 앉아 사용자 측과 정부를 압박했고, 정부는 다음날 의례적인 간담회를 열고 기존 견해만 반복해 내놨다.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양쪽 모두 허공 속 외침만 되풀이하는 분위기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9개 금융공공기관과 간담회를 열고 민간 금융사의 성과주의 도입을 재차 촉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0일 정부 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9개 금융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민간 금융사의 성과주의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성과 중심 문화는 금융권이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노조의 파업을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더 이상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파업을 자제해 달라"며 "지난 9월 파업 참여가 16% 미만이었는데, 왜 참여도가 낮은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국 웰스파고 사태에 따른 성과연봉제 개선에 대해선 기존 태도를 반복했다. 임 위원장은 "판매 목표할당량 폐지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을 뿐,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고 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임종룡 vs 하영구 '누가 더 잘하나'
▲ 금융노조가 19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전체교섭을 위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사진=금융노조) |
◇ 노조 "대화 거부하면 총파업 투쟁"
이에 앞서 금융노조는 19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전체교섭을 위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사측의 불참은 예견돼 있었지만, 노측은 10여 분간 교섭장을 지킨 뒤 퇴장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14일 공문을 통해 이날 교섭을 제안했고, 이에 사측은 공동교섭은 어렵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수차례 빈 테이블에 앉아 정부와 사측을 압박했다.
일각에선 노조가 이미 빈 자리가 예상된 테이블에 앉은 것에 대해 파업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사측이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 게 교섭 실패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는 사태 해결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와 교섭을 요구할 것"이라며 "(사측이) 끝내 거부한다면 11월, 12월에는 걷잡을 수 없는 총파업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