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공동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함께 지난 9월 5일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내고 세 번째 매각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두 차례 KDB생명의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24.7%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보유 보통주 60.3% 등 지분 85%다.
▲ KDB생명 건물 전경. (사진=KDB생명 홈페이지) |
이날 진행한 본입찰에선 투자자 한 곳이라도 참여해 매각 측이 내부적으로 정한 하한가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매각이 성사한다. 시장에선 최근 보험 업계의 시장 환경이나 가격 조건 등으로 인해 본입찰이 무산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일단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 등 매각 주관 측은 응찰 가격 등을 검토한 뒤 본입찰 성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DB생명 매각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10월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중국계 자본 두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냈다. 이 중 한 곳은 IBK투자증권이 설립한 PEF(사모투자펀드)를 통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추가 후보자 확보를 위해 본입찰 계획을 한 달가량 미뤘다가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장 상황이나 매각 적정가도 문제였다. KDB생명은 올해 3분기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자산 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은 3분기 183.3%로 하락 추세다. 생명보험 업계 평균 297%(6월 말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오는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의 도입으로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DB생명이 오는 29일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DB생명은 애초 1000억~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규모를 줄였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6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고,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95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시장 적정가 역시 9000억원 정도가 거론되는데, 이번에 참여한 후보자가 이 정도 가격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KDB생명의 장부가인 5000~6000억원 선에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