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골만 깊어진 채 그야말로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더는 타협점을 찾기도 힘들어 보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채권단대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은 또 그쪽대로 각자의 길을 가는 모양새가 됐다.
박삼구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평가 D등급(부진) 결정에 불복 움직임을 보이는가하면 금호타이어 경영진 사퇴 등을 동원해 금호타이어 매각에 흠집을 내거나 늦추려는 듯 보인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예정된 매각절차를 진행하면서 애초 밝혔던대로 박삼구 회장(금호타이어 공동 대표이사)의 해임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
◇ 박삼구의 마이웨이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은 애초 채권단에서 제시한 시한(13일)을 넘겨 오는 18일 이사회에서 채권단에서 제시한 상표권 사용조건 수용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조건에 대해 사용기한을 제외하고 박삼구 회장 측의 조건을 대부분 수용했다. 하지만 최근의 박 회장 측의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채권단에서 제시한 최종 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오히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경영평가 등급을 D등급으로 결정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불복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정성평가를 문제삼으며 산업은행이 의도적으로 평가등급을 낮췄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 등 경영진은 "회사가 더블스타로 매각되면 전원 사퇴하겠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막기 위한 박 회장 측의 국면전환용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물론 채권단 일각에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런 논란을 자초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평가 등급과 경영진 교체 등을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오히려 '압박용'으로 비춰지도록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금호그룹과의 거래 단절이나 경영권 박탈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협박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상표권을 가진 쪽에서 그만큼 받겠다고 하면 채권단에서도 별 도리가 없는 것이고, 그만큼을 보전해주고 끝내면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매끄럽지 못한 과정을 꼬집었다.
◇ 채권단의 마이웨이
결국 채권단 입장에선 애초 의도했던 상표권 조건을 끌어내지도 못한 채 불필요한 논란만 자초했다는 것이다.
채권단 내부에선 금호산업 이사회 결과에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서 더는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예상대로 박 회장 측이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진행하면서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 해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박삼구 회장은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과 함께 금호타이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해 지분은 단 1%도 갖고 있지 않다.
이미 박 회장은 2015년 10월 경영평가 등급 D등급을 받은데 대해 산업은행에 확약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박 회장 등 경영진의 서명이 들어간 확약서엔 "경영진은 경영개선 이행계획 등의 실행 및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향후 이행실적이 부진하거나 영업실적 악화가 지속할 경우 주주협의회의 어떠한 조치도 수용할 것을 확약한다"고 나와있다.
채권단의 경영진 교체 명분도 충분한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제 관련 조치를 실행할 때가 온 것 같다"며 "주주협의회 논의를 통해 금호타이어 이사회 혹은 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는 등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사회가 주주협의회의 주총소집 등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법원에 주총 소집을 청구하는 등으로 관련 절차를 실행하는 데 시간은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지분은 우리은행 14.15%, 산업은행 13.51% 등 총 4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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