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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바람 타고 온 최흥식 '난관 첩첩'

  • 2017.09.06(수) 17:13

'조직 혁신과 변화 바람 이끌 중책' 민간 출신이 맡아
금융위-금감원 미묘한 역학관계서 '리더십 발휘' 관건

금융 혁신, 적폐 청산에 대한 요구가 높은 가운데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현재 서울시향 대표)이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낙점받았다. 금감원은 사상 처음으로 민간 출신의 금감원장을 맞게 되자 당혹한 표정이 역력하다.

 

최 내정자는 오랜 기간 금융에 몸 담은 금융전문가다. 하지만 금융감독 경험이 없는 민간 출신이다. 


가계부채 등의 굵직하고 위중한 금융현안이 수두룩하고 금융위-금감원을 아우르는 금융감독기구 개편, 소비자보호원 독립 등의 조직의 격변을 앞두고 있다.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새 정부 금융혁신 메시지 방점

새 정부들어 초대 금감원장에 사상 처음으로 민간 출신을 낙점한데는 금융개혁과 금융혁신이란 메시지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들어 감사원 감사에서 금감원 일부 직원의 일탈이 적발되고, 채용비리 혐의로 관련 임직원이 법정에 서면서 '적폐' 대상으로까지 낙인찍혔다.

 

관료 출신으론 조직을 혁신하고 새 바람을 일으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청와대 일각의 의중이 담긴 셈이다. 민간 출신 금감원장을 통해 적폐를 청산하고 조직을 혁신하고자하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금융위도 6일 최 내정자를 임명제청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에 몸담아 새 정부의 철학을 이해하고 코드를 맞추는 금융감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사장, 금융연구원장 등 금융회사 혹은 금융회사와 밀접한 기관에서의 경력은 시장을 이해하는 데에도 탁월할 것이란 평가다.

◇복잡한 역학관계서 '리더십' 주목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의 국내외 경제·금융상황이 녹록지 않고, 감독기구 개편, 소비자보호원 독립 등의 굵직한 조직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진웅섭 금감원장도 이날 이임사에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우리(금감원)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금융감독'이라는 본연의 임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정체성에 대한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우리 조직을 둘러싼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고도 언급했다.  

 

최 내정자가 금융위 등과 미묘한 역학관계에서 금감원장으로서 중심을 잡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금감원 노조가 비전문가이자 낙하산인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내정을 이례적으로 쌍수들고 환영했던 것도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정권의 실세라고 알려진 김 전 사무총장이 임명되면 향후 조직개편 과정에서 금감원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 '학자' 한계 극복·'관료'와 소통 과제

 

당장 조직개편 이슈가 아니라도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를 옭아매는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변화나 각종 현안을 두고 금융위 등 경제관료들과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시장과 정책을 입안하는 관료 사이에서 소통의 묘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내정자는 금융적문가이지만 실무경력은 길지 않다.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2년 역임한 것이 전부이고 당시 지주 회장의 권한이 막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장으로서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었다. 사실상 학계 경력이 대부분인 학자 출신에 가깝다. 학자 출신의 한계를 넘어 실무와 이론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금융감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감원과 같은 큰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조직 장악 역시 최 내정자의 숙제 중 하나로 꼽힌다. MB(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금융위원장이었던 전광우 당시 위원장도 민간에서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지만 경제관료들의 기에 눌려 리더십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민간에서의 경험이 정책입안과 정책결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 내정자 역시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으로서 혹독한 시험대에 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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