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생명보험사를 포함한 국내외 M&A(인수·합병)로 리딩금융그룹 굳히기에 나선다. KB금융은 올해 연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1등 금융그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회장 2기 체제에선 추가 M&A를 통해 확고한 1위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윤 회장은 20일 연임을 확정짓는 임시주주총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M&A와 관련해선 글로벌이든 국내든 무차별하게 보고 있다"며 "좋은 물건, 좋은 가격, 우리의 전략 등에 부합하면 열어두고 보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생보 쪽에 취약하다는 지적들이 있고 우리도 그런 부분을 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보험을 포함해 금융 쪽에 기회가 있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도 "현재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조금 더 과감하게 M&A를 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자산운용과 관련해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대안을 놓고 검토중에 있다.
▲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주주총회에서 연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 오른쪽)과 새로 선임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윤 회장은 "일시적으로 리딩뱅크가 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핵심은 고객이 첫번째로 KB를 선택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또 은행들이 돈을 잘 버는 것처럼 인식하는데 대한 억울함도 토로했다. "기사만 보면 내가 도둑 수괴같은 느낌을 받는다"면서 "KB의 PBR(주당순자산)은 0.7이어서 자기 밥값도 못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대체로 시장에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0%는 돼야 PBR 1로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임시주총에서도 드러난 노사 갈등에 대해선 "현재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KB를 잘 만들어 갈지에 대해 같은 방향, 목적을 갖고 있고 노조의 그간 건전한 행태에 비춰보면 차츰 의견수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 논란이 됐던 노조 측의 사외이사 추천과 관련해선 전적으로 주주들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우리는 이미 주주제안제도를 통해 사외이사 3명을 소액주주 대표로 뽑고 있는데 또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선 주주들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이 자칫 노조 이익 만을 대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야 하고 어떻게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배구조엔 정답이 없다"면서 "지배구조에 대해 경직된 생각을 갖고 있지 않고 KB 주주 가치에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이사들과 논의해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겠다"고도 말했다.
2기 체제를 시작했지만 계열사 CEO 등 그룹 임원 인사는 오는 12월과 1월초 정기인사를 통해 하겠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윤 회장은 "12월말 기준으로 자기평가 등의 보고를 받고 검토를 시작하는데 지금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폭에 대해서도 "조금 젊은 세대로 가긴 하겠지만 나이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옥찬 KB금융 사장은 2년의 임기를 끝내고 퇴임한다. 사장직 역시 폐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