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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풍전등화 'MG손보'-진퇴양난 '새마을금고'

  • 2018.05.29(화) 15:27

적기시정조치 받은 MG손보, 자본확충 난항
매각 전제 유상증자 추진..성사 불투명
실질 대주주 새마을금고, '증자도 매각도 손실' 고심


MG손해보험의 운명이 안갯속입니다. MG손보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아 다음달 29일까지 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부터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가 증자참여를 거부하면서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매각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인데 매각작업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 그린손해보험 시절부터 안고 있는 장기보험 불량물건이 상당해 실사 과정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대주주와 대주단이 별도로 증자와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자든 매각이든 결국 키(Key)는 새마을금고가 쥐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손실과 매각손실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셈을 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됩니다. 새마을금고로서는 어느쪽을 선택하든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 복잡한 MG손보 이해관계자들


MG손보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사모펀드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이하 자베즈펀드)’가 보통주 지분 93.93%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보통주 6.07%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를 실질적인 대주주로 보는 것은 자베즈펀드의 최대주주가 새마을금고이기 때문입니다.


새마을금고는 한미FTA로 공제보험 규제가 강화되자 손해보험 공제부문을 키우기 위해 민영보험사 인수 작업에 나섰고 그것이 MG손보 전신인 그린손보입니다. 그러나 신규로 자회사를 편입할 수 없는 탓에 직접 출자가 아닌 자베즈펀드를 통한 간접출자 방식으로 인수했고 자베즈펀드 지분을 사들여 MG손보를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습니다. 이후에도 건전성 회복을 위해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에 참여하며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투입한 자금은 총 4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자베즈나 새마을금고와 별도로 MG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주단은 2013년 2월 자베즈파트너스가 MG손보 설립을 위해 그린손보 자산·부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출을 받은 금융기관입니다. 당시 자베즈는 농협은행에서 400억원, 한국증권금융 200억원, 새마을금고 300억원 대출받았습니다. 이들은 MG손보 주식을 담보로 약정서를 작성했고 대주단은 지급여력비율(RBC) 150% 이상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대주단은 MG손보가 지난해 계속해 RBC 150%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말 새마을금고 이사회가 450억원 규모의 MG손보 유상증자를 부결시키자 대출금 회수를 목적으로 지난 3월부터 매각잡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 자본확충 비상..'증자+매각’ 추진

MG손보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것은 지난 1월말 RBC가 90.3%로 10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금리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매도가능증권)이 커지면서 가용자본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주요인입니다.

 


RBC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100% 아래로 내려갈 경우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습니다. 회사는 2개월 이내에 자본금 확충, 부실자산 처분 등의 계획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적기시정조치 단계에 따라 강제 매각절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MG손보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분석입니다. 
MG손보는 이미 오랜기간 적자를 내고 RBC가 150%를 밑돌면서 건물을 비롯해 부실자산 매각을 진행해 왔습니다. 자산과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 자구노력을 톻해 2016년 28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말 5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RBC가 기준치에 모자라 자본확충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미 이런저런 자구책이 진행됐기 때문에 유상증자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자베즈는 MG손보 유상증자를 추진중입니다. 당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매각까지 해야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불확실해진 상황입니다. 단순 재무적투자자(FI)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철환 
자베즈파트너스 대표는 "대주단과는 별개로 자본확충 방안을 찾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재무적투자자만을 찾기가 쉽지 않아 매각을 전제로 한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투자자 찾기 어려워 매각작업도 난항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매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매각작업도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 부실물건들로 인해 실사 과정에서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JKL파트너스는 인수 의사를 접었습니다. 이어 오릭스PE와 미래에셋대우가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나오며 상황이 반전되는 듯 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릭스PE가 인수금융을 추진하며 
테핑(사전 수요조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도 딜 제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지만 참여여부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아직 컨소시엄이 구성된 것도 아니며 초기부터 안될 가능성이 높은 딜로 이야기 됐었다"며 "(현재 상태는)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딜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 새마을금고, 증자 참여해도 매각해도 손실 '고심'

결국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투자손실과 매각손실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지가 MG손보 운명을 가를 전망입니다. 새마을금고가 수차례 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지난해말부터는 MG손보의 유상증자 요청에 묵묵부답입니다. 경영개선계획도 "여러방안을 고민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 상태입니다. 

새마을금고가 조심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감독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새마을금고에 대한 자본규제를 은행권 수준으로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본적정성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쌓아야하는 부담이 커졌습니다.
 
더구나 그동안 MG손보 지분 평가를 자체적으로 해오다 지난해부터 외부 회계법인에 맡겨 평가하도록 바뀌면서 1000억원이 넘는 지분평가손실이 났기 때문입니다. MG손보에 추가 증자를 해줄 경우 지분평가 손실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지난 3월 부임한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MG손보 경영정상화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전해집니다. 

이미 4000억원을 투자한 새마을금고는 그냥 두거나 증자를 해주면 투자손실이 나고 매각을 해도 손실이 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고민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현재 투자손실과 매각손실을 놓고 복잡한 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권철환 대표는 "새마을금고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라며 "(지난해말)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회에서 증자 참여를 부결시켰기 때문에 상황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증자 참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권 대표는 이어 "다만 매각에 따른 손실이 너무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증자에 대해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결국 매각으로 가겠지만 새마을금고가 그린손보를 인수하는 과정을 이미 겪었기 때문에 매각과정에서 가장 큰 손실을 볼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매각손실을 보지 않으려면 결국 증자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MG손보 노조는 구체적인 경영개선계획이 나오면 실행가능성 여부를 따져 실행이 어려울 경우 대주주에 증자를 요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 MG손보 설립 당시 새마을금고가 참여한다는 이유로 사모펀드에 보험사 인수를 인가해준 금융당국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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