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 은행(Bank Bukopin) 2대 주주에 오르며 십년 만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이 은행은 또 다른 인도네시아 은행에 투자해 2008년 4배 넘는 수익률을 낸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부코핀 은행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부코핀 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 중형은행이다. 현재 이 은행의 지분은 보소와(bosowa)그룹 30%, 코펠린도(kopelindo) 18.09%, 인도네시아 정부 11.43% 등이 갖고 있다.
부코핀 은행은 이번달 12일 증자를 위해 신주인수권을 기존 주주 대상으로 교부한 후 2주간 권리행사기간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최대 22%의 지분 취득,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인수대금은 1100억원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경영권 확보 차원이 아닌 단순 지분 투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투자 지분에 상응하는 권리 확보하고 경영 의사결정 사항에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은행업은 광대한 내수 시장과 풍부한 자원, 빠른 중산층 인구 증가세, GDP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여신 비율, 현지 은행 수익성 등 동남아 은행업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 인도네시아 은행인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 현 메이뱅크) 지분 매입에 700억원 가량을 투자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2008년 국민은행은 BII 지분을 3670억원에 매각하며 5배 가량의 투자 수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