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최근 '2018 공공기관 혁신계획' 보고서를 발표했다. 산업은행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대기업 경쟁력뿐 아니라 성장기업과 신성장산업 육성까지 한국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빛이 나지 않는다. 성과는 정부 몫으로 돌아간다. '공'보다 '과'가 부각된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스스로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산업은행 스스로가 설정한 혁신계획을 바탕으로 향후 가고자 하는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산업은행의 혁신계획을 보면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 조직에 유연성을 키우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유리천장에 막혀있던 여성 인력을 관리자급으로 키우고 외부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는 개방해 외부 전문가를 수혈할 계획이다.
◇ 1급부터 임원까지 99명 모두 남성
혁신계획에 따르면 산은은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여성 관리자를 늘리기로 했다. 우선 여성 부서장을 신규로 임용하고 주요 보직내 여성 팀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로 산은은 작년부터 자금결제 부장, 금융결제부장, 의정부지점장, 대치지점장 등에 여성인력을 배치했다.
아울러 여성관리자 육성을 위해 '3급 이상' 여성 승진 인원도 늘리기로 했다. 산은이 여성 관리자를 전략적으로 키우는 이유는 그 만큼 유리천장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기준 산은 전체직원 3128명중 여성인력은 1026명이다. 3명중 1명이 여성이란 얘기다. 하지만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유리천장은 두꺼워진다. 여성 인력은 5급 243명(41.4%), 4급 231명(43.3%), 75명(14%), 2급 9명(2.6%) 등으로 급수가 높아질수록 줄고 있다. 특히 1급 89명, 집행부행장 7명, 임원 3명 등 고위직은 100%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다. 반면 사실상 비정규직 대접을 받는 특정직 478명 중에 여성은 442명(92.5%)에 이른다.
◇ "올해 2개 직위 공모 선발"
산은은 올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대해 공모·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외부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직경쟁력을 키우고 조직문화에 활력을 넣기 위해서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대해 앞으로 점진적으로 직위 개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산은은 작년 11월 산업기술리서치센터 'KDB 4.0팀장', 법무지원부 소송법무팀장, 재무기획부 리스크검증팀장 등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고 공개모집했다. KDB 4.0팀장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조사연구를, 리스크검증팀장은 신용평가모형 등에 대한 적합성 검증을 각각 맡고 있다. 임기는 2년으로 성과가 우수한 경우 최대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산은 관계자는 "작년말 공고를 통해 KDB 4.0팀장과 리스크검증팀장을 선발했다"며 "리스크검증팀장은 재무기획부로 부서를 옮겨 리스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2군데 분야에서 추가로 개방형 직위를 더 뽑을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