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019 금융키워드]보험사 "혹한기 대응전략 만들어라"

  • 2018.12.17(월) 17:23

수입보험료 지속 감소..경영키워드 '영업·소비자·디지털'
보험영업, '팽창'에서 '지키기'로 전환
IT접목 인슈어테크로 효율성 높이고 사업비 낮추고

금융회사들이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내년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올해도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았지만 내년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이자 장사란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신용카드사는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사면초가다. 보험사도 성장정체를 극복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사들의 내년 과제를 키워드 중심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시장포화, 수익성 감소, 소비자신뢰 하락, 건전성제도 변경, 자본확충 등 보험사들의 경영환경이 혹독하다.

팽창을 거듭하던 보험사 수입보험료 규모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고 경기침체와 고령화, 시장포화로 해약자가 늘면서 기존계약들로 유지되는 계속보험료마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4.9%로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4.5%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17년을 기점으로 수입보험료가 역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은 마이너스 성장까지는 아니지만 원수보험료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2016년 5.3%였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지난해 4.5% 올해 3%, 내년 2.7%로 지속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생보사 수입보험료가 크게 축소되면서 보험업계 전체에서 거둬들이는 보험료 규모는 2016년 204조3000억원에서 2017년 202조3000억원, 2018년 199조9000억원, 내년엔 197조8000억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이러한 혹한의 상황을 헤쳐 나갈 '2019 기해년'의 경영전략으로 ▲영업경쟁력 강화 ▲소비자보호 ▲디지털 등 미래먹거리를 위한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실상 새로운 키워드는 아니다. 다음해 경영전략을 세울 때 거의 매년 등장하는 단골요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단어속에 내포된 의미와 방향성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전까지 영업전략이 '팽창'에 목적을 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보유고객 지키기'에 달렸다. 소비자보호 역시 사후서비스, 평판관리 차원에서 이뤄졌던 것이 이제는 고객불편을 직접 찾아내고 고객과의 연결점을 찾아 새로운 영업환경을 만들어 내는 등 적극적인 형태의 소비자보호로 변모할 전망이다. 기존의 경영전략들로는 악화된 환경을 돌파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형사들은 서둘러 조직개편에 나섰다.

◇ 영업력·소비자 강조한 조직개편

이달초 보험업계 리딩컴퍼니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실시한 조직개편을 살펴보면 '영업경쟁력'과 '고객지원 강화'로 키워드가 축약된다.

삼성생명은 보험영업의 핵심인 전속설계사 중심의 FC영업본부를 그대로 유지하되 법인보험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영업을 담당한 에이전시영업본부와 법인 및 단체영업을 담당했던 특화영업본부를 전략본부로 통합했다.

FC영업본부, 에이전시영업본부, 특화영업본부 3개 체제에서 ▲FC영업본부 ▲전략영업본부 2개 본부 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영업관리 조직을 통합해 채널별로 전략이 분산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성장성 둔화에 따른 조직운용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존 CPC(소비자·상품·채널)전략실 소속 고객지원팀을 격상해 고객지원실을 신설했다. 보험금지급 심사 등을 비롯해 소비자보호, 민원처리, 보험사기 조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올해 즉시연금을 비롯해 요양병원 암입원비 미지급 등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소비자를 비롯해 금융감독원과도 마찰을 빚어온 만큼 보험금 지급 단계에서부터 민원과 소비자보호, 관리체계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다.

삼성화재는 개인영업본부 내 특화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역시 판매채널에 대한 통합관리 차원이다. 개인영업본부에 소속된 지원조직을 통합해 영업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직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설계사 관리를 받지 못하는 '고아계약' 관리를 전담하는 CSRC(고객서비스 컨설턴트)와 청년 보험설계사 조직인 SRA(Samsung Risk Advisor) 등이 소속된다.

담당지역이 넓었던 강서사업부를 강서, 경인, 서부사업단으로 쪼개 전속설계사 교육과 육성을 강화한다. 조직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별 특성에 맞춘 영업전략을 구사하기 위함이다.

이같이 조직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은 곧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수익이 팽창하는 시기에는 보험사가 사업비 경쟁을 통해 그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수익이 줄어드는 시기에 무리하게 사업비 지출을 늘려 영업을 할 경우 보험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디지털·IT기술 접목 '효율성 높이고 사업비 낮추고'

최근 보험사들은 디지털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과 한화손보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삼성생명과 화재에 앞서 조직개편을 단행한 한화생명은 영업·지원·미래혁신·해외담당 등 4개 총괄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중 미래먹거리를 담당하는 미래혁신과 해외총괄 부문을 김승연 회장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맡았다. 본격적인 2세 경영으로 전환이 예고되는 가운데 김 상무가 맡은 신사업 발굴 및 해외네트워크를 통한 투자사업 강화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상무가 맡은 신사업 발굴은 인슈어테크(보험+기술)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핀테크 육성센터인 한화드림플러스를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 온라인과 IT기술을 접목해 기존보다 한단계 향상된 디지털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이는 인슈어테크 시장에 선도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차후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건전성규제 변경(K-ICS) 등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큰 보험사들은 비용절감에 대한 부담 역시 큰 상태다.

한화손보는 중소형사 가운데 IT기술 접목 등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도난을 방지하는 사이버보험 개발을 비롯해 내년에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온라인 전업 보험사를 설립해 운행거리만큼 자동차보험료를 내는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교보생명도 
디지털부분 강화를 위해 디지털전략 파트를 신설해 디지털혁심담당 소속에 두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IT지원실 소속으로 디지털신사업팀도 신설해 운영한다. 교보생명은 지난 1년간 시범적으로 운영했던 전략본부를 폐지하고 기존 3단계의 영업조직 체제로 전환했다. 지원인력을 통합해 관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전략본부로 통합된 지원단의 업무구분이 모호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또 고령 전문가 특화채널인 시니어클래스를 폐지하는 등 가동비용 축소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이 답보상태인데다 글로벌 경기도 주춤해 성장성이 크지 낮아진 상황에서 규제강화와 수익감소, 비용절감 등 업계에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기존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새로운 소비자 기반이 될 30~40대를 공략하기 어려워 IT기술 접목 등 다양한 접근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CPC를 하나로 묶어 연구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상품, 채널별 연구를 통해 소비자별 접근방식을 세분화 해 고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신규 고객뿐 아니라 경기악화로 해약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고객들을 얼마나 잘지키고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영업환경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살아남기 위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