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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경력' 위폐판독 전문가 키우는 하나은행

  • 2019.03.14(목) 11:13

하나은행, 위폐 판독 1위
위폐판독 베테랑 17명 모인 위변조대응센터 운영
의심 위폐 사진 전송하면 본사가 실시간 판독

최근 KEB하나은행의 한 영업점에서 말레이시아 100링기트 위폐 100매가 적발됐다. 한 한국 고객이 중국쪽 무역거래 대금으로 받은 돈으로 알려졌다. 한화로 약 277만원어치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남아시아 국가 위폐가 대량으로 적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위폐를 의심한 영업점 직원이 본사에 신고한 임기응변도 뛰어났지만 옛 외환은행(2015년 하나은행과 통합)때부터 축적된 위폐판독시스템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14일 이호중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을 전화 인터뷰했다. 이 센터장은 국정원 위폐 담당관 출신으로 25년 넘게 위폐 판독 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다.

하나은행이 최근 적발한 말레이시아 100링기트 위폐 100매

- 이번에 어떻게 위폐를 대량으로 적발하게 됐나
▲ 위폐를 의심한 직원이 100링기트 100장을 고화소로 스캔을 떠서 내부 전산시스템에 띄웠다. 위변조대응센터는 HD급 모니터를 통해 스캔된 화폐를 실시간을 판독했다. 30장정도 봤을 때 위폐로 의심하고 현송업체를 통해 100장 모두를 받았다.

-위폐 최종확인은 어떻게 하나
▲ 본점에 미국 CSI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폐공사에서 사용하는 위폐판독장비가 있다. 한대에 3억원 정도하는 고가의 장비로 가장 정밀하게 만든 위폐라는 슈퍼노트까지 판독이 가능하다. 위폐 여부의 다툼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언제 판독하더라도 같은 답이 나와야 한다. 이 장비로 판독한 결과 제조처에서 만든 돈이 아니란 것을 증명해 경찰에 자료를 넘겼다.

- 영업점 직원은 어떻게 위폐인지 의심했나. 말레이시아 돈은 평소 보기도 힘들다
▲ 많이 보는 통화는 아니지만 사람의 느낌이 있다. 사람의 눈은 1억만개 이상의 화소를 가진 광학 장비다. 미세한 나노미터의 차이까지 의식한다. 한국 돈은 자주 봐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바로 나오지만 외국돈은 애매한데 일단 의심되니까 본점으로 의뢰했다.

- 위폐를 검증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이 잘 갖춰진 듯하다
▲ 하나은행은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위폐 감정 전담부서인 '위변조대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조직이 운영되는 만큼 영업점 직원이 위폐를 잘못 매입하면 감점 조치 받는다. 직원 입장에서도 위폐가 의심되면 일단 센터에 묻고 가는 게 안전하다. 영업점에서 스캔을 뜨거나 카카오톡으로 고화질 사진을 전송해도 된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가 위폐를 판독하고 있다.

- 위변조대응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나
▲ 본점 센터에만 17명이 근무한다. 사내에 6개월짜리 위폐 감정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직원만 센터로 배치된다. 센터 중간관리자 중에 25년 근무한 직원도 있다. 저도 국정원 위폐 담당관 등 경력을 포함하면 경력이 25년이다. 다른 은행은 위폐 담당 직원이 2~3년 근무하다 다른 부서로 옮지만 하나은행은 프로그램을 마친 직원이 4~5년간 센터에 근무하고 지점으로 가거나 은퇴 할때까지 위폐 판독 업무만 하는 경우도 있다. 외환은행부터 쌓아온 시간과 노하우 덕분이다.

- 하나은행에서 위폐를 많이 적발한다고 들었다
▲ 한국은행 집계 기준을 보면 공교롭게 국내 금융권에서 적발된 외국통화 위폐 중 70%가 하나은행에서 적발한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1년에 60억달러 정도 환전업무를 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본다면 다른 은행도 하나은행 정도의 위폐를 적발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적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위폐가 하나은행에만 오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진폐(왼쪽)와 위폐의 홀로그램.

- 일반인도 할수 있는 간단한 위폐 판독 요령은
▲ 기본적인 3가지 요령이 있다. 빛에 비춰보기, 기울여보기, 만져보기다. 빛에 비추면 숨은 그림이 대략 보이고 기울이면 홀로그램 색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폐 종이 표면에 오톨도톨하게 인쇄된 요판도 만져봐야 한다. 위폐 책임은 최종 소지인이 진다. 누구한테 받았는지 모르면 마지막 소지자가 손실을 고스란히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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