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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노동이사제, 거수기 사외이사 풀 방법"

  • 2019.03.14(목) 16:06

"노동이사제 도입은 천천히, 생각은 계속"
"금감원장 역할 굉장히 어려웠다"
"키코 곧 분쟁조정…함영주 행장과 만날 것"

"재량권이 많았으면…"

작년 5월 민간 출신으로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한 윤석헌 원장(사진)은 지난 10개월간의 소회와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1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굉장히 어려웠다"며 "공직경험은 없는데 업무가 다양하고 해결이 쉽지 않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일생 교수생활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왔는데 감독원 업무가 여러가지 제약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종합검사 부활, 노동이사제 등 이슈를 두고 시각차를 보여 왔다. 이날 간담회도 당초 작년말 진행하려다 금융위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미룬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의 상당수가 금융위와 뗄 수 없는 민감한 이슈였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부당대출 의혹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제2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될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선 "글쎄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 원장은 "금감원과 금융위 갈등을 우려하는 것 같은데 두 기관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해법을 찾겠다"며 "이번 사안 자체가 첫 사례라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굉장히 크다. 신중하고 현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특별사법경찰관리(특사경)을 금감원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윤 원장은 "금융위가 특사경을 넘기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다"며 "특사경 관련 조사와 수사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차이니즈월(정보교류차단장치)을 잘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키코(KIKO)와 노동이사제 등에 대해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소신을 꺾진 않았다.

올해 금감원 업무계획에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윤 원장은 "사회적으로 수용하는 정도가 높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천천히 가겠다"고 답했다. 최근 기업은행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고 국민은행 노조는 후보를 추천했다 철회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생각은 계속 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사외이사가 거수기다'는 비판이 있다. 이걸 풀기 위해서 회사에 대해 잘 알면서도 경영진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사회에 추가하는 게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최종구 위원장은 노동이사제에 대해 "은행 경영진의 불법행위 견제와 은행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노동이사제나 근로자 추천 이사제가 추진되고 있다"며 "지금 은행권 종사자의 급여라든지 복지수준으로 볼때 금융권에 먼저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할 만큼 열악하거나 불리하지 않다"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보였다.

키코(KIKO)에 대해 윤석헌 원장은 "대법원 판결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며 "4개 회사가 (분쟁조정을) 신청해서 보고 있고 늦지 않은 시간에 분쟁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2017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키코를 재조사하라고 권고했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재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금감원과 금융회사와의 갈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즉시연금 소송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생명이 오는 4월 부활하는 종합검사 첫 대상이 될 것인가에 대해선 "이 문제만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원도 일종의 (종합검사 대상 선정)지표니 그 부분이 많다면 종합검사를 할 수는 있다. 다만 그 회사가 삼성생명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감원이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와 면담을 통해 함영주 하나은행장 연임에 대한 리스크를 전달한 방식을 다른 금융사에도 이어나 갈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부분(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게 금융감독 기구로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관련 윤 원장은 "앞으로도 금융회사 경영진이나 이사회와 소통 행보를 이어 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단 선을 넘어서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지성규 행장 내정자가 이번달 하나은행 이사회 이후 금감원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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