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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년만에 출항하는 윤석헌호"

  • 2019.05.07(화) 16:52

금감원장 취임 1년..금융위와 갈등 반복
우여곡절 끝에 종합검사 부활
"이제부터 시작" 평가..소비자보호 소신 지킬지 관심

"이제야 출항합니다."

최근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오는 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한 말이다. 윤석헌호는 작년 5월 금융혁신과 소비자보호라는 목적지를 좌표로 찍고도 지난 1년간 사실상 출항하지 못했다.

작년 5월 "공직 경험이 없고 큰 조직의 장을 해본 적도 없다"며 취임했던 그는 지난 1년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 체제 개편'을 주장했던 소신파 학자 출신이다. 막상 소신을 펼칠 기회가 왔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금감원의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와 갈등은 반복됐다. "공직경험은 없는데 업무가 다양하고 해결이 쉽지 않아 부담스러웠다"(지난 3월 기자간담회)는 그의 말에서 그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1년 가까이 항구에 발이 묶였던 윤석헌호가 출항할 수 있는 계기는 4년 만에 부활하는 종합검사다. 2015년 폐지된 종합검사를 부활하는 것은 느슨해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윤 원장의 '1호 혁신과제'나 다름없다.

그는 작년 7월에 "연말까지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올 2월에서야 금융위에서 '2019년 검사업무 운영계획'이 간신히 통과됐다. 실제로 금융회사에 종합검사가 들어가는 것은 이달말께다. 윤석헌 원장이 작년 5월 금감원장으로 취임했지만 윤석헌호는 이제야 출항하게 되는 셈이다.

종합검사 부활과 함께 출항을 알린 윤석헌호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르면 5월말부터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KB증권, 한화생명, 메리츠화재에 대한 종합검사가 들어간다. 어떻게 종합검사를 진행하느냐, 종합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 등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3~4주 동안 금융회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종합검사 특성상 뒷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소신을 지키긴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 윤 원장은 "은산분리 완화를 통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는 국가적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학자 시절 강경하게 반대했던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윤 원장을 주변에서 지켜본 이들은 지난 1년간 '집안싸움'으로 인해 소신을 꺾었다고 보지는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직원이 사전에 익명으로 질문을 써내고 윤 원장이 답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소회를 묻는 질문에 윤 원장은 '생각보다 금감원장 일이 어렵다'면서도 '해보겠다는 의지도 더 강해졌다'고 답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금감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제야 출항하는 윤석헌호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윤 원장에 앞서 민간출신 금감원장으로 취임한 두명의 원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했다. 윤 원장이 소비자 보호라는 소신을 지키면서 임기 3년을 소화한 첫 민간출신 금감원장이 될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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