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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시하에 '보험 건전성규제 연착륙방안' 올스톱

  • 2019.06.11(화) 16:59

새 회계제도 혼란 방지 연착륙방안 추진 '제자리'
금감원 검토내용 금융위 추진단·전단팀서 재검토
보험업계 "타이밍 중요한데 불확실성만 높아져"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주도해오던 보험건전성제도 관련 지휘권을 가져오면서 오히려 보험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의 자본확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연착륙방안을 모색해 왔는데, 금융위가 새롭게 업무파악에 나서면서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 금감원·선진화 추진단·금융위 건전성제도팀…복잡한 추진 주체  

금융위는 지난해 11월27일 "K-ICS 도입이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며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이하 추진단)'을 발족했다.

추진단은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산업국장, 보험과장을 비롯해 생·손보협회, 금감원 부원장보, 보험감독국장, 보험리스크제도실장과 예금보험공사, 보험개발원 등 관계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자본·보험연구원, 보험학계 등 대규모 인력으로 꾸려졌다.

추진단이 발족할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대규모 추진단이 가동되면 오히려 지금까지 검토됐던 내용들마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같은 우려대로 추진단은 출범당시 1차 회의를 진행한 뒤 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2차 회의를 열지 못한 상태다.

회의가 아예 진행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추진단 내 실무단 회의가 3차례 가량 열리면서 금감원이 추진해오던 ▲ALM매칭목적 채권평가손익 인식(일명 '자산-부채 듀레이션매칭채권') ▲파생상품 활용 금리리스크 완화 ▲공동재보험 등 리스크관리 및 헷지수단을 위한 연착륙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돌연 보험시장 영향도와 해외사례를 좀 더 알아보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월말 열린 임원급 회의에서는 검토했던 연착륙방안에 따른 이슈를 되짚고 해외사례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로 끝났다. 5월초 금융위가 보험과 산하에 '건전성제도팀'을 신설하면서 이같은 실무단 회의도 중단됐다.

건전성제도팀은 은행과 서기관이 팀장을 맡고 사무관 두명을 포함해 총 3명의 팀원으로 꾸려졌다. 문제는 그동안 보험업무를 맡았던 적이 없는 인물들로 팀이 구성됐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위 건전성제도팀은 추진단 업무를 비롯해 금융위 보험과에서 진행해오던 보험건전성제도 관련 대부분의 업무를 전담하게 돼 업무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다.

연착륙방안의 효용성을 고려해 상반기 내 구체적인 안을 내놓으려 했던 금감원의 당초 계획이 틀어진 셈이다.

추진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방안이 나와야 하반기에 적용준비를 할텐데 현재 아무런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보험업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날짜는 정해져있는데 아직 출제경향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과 같다"며 "몇몇 방안들은 타이밍 이슈였는데 시기를 놓쳐 도입을 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타이밍을 놓쳐 무용지물이 되는 안들이 나오고 있다.

연착륙방안 중 'ALM매칭목적 채권평가손익 인식'은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지급여력비율(RBC)이 하락하는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고려된 것이다.

보험사들은 만기가 긴 채권을 매입해 보험부채와의 듀레이션 차이를 줄인다. 하지만 2016년말 대부분 보험사들이 저금리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으로 RBC가 상승하는 효과를 노리고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놓으면서 지난해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역풍을 맞았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용으로 채권을 매입한 경우 회계상 분류와 상관없이 RBC에 채권평가손익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도입시기가 늦어지고 올해 다시 금리가 낮아지면서 제도도입 실효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파생상품을 활용한 금리리스크 완화 방안과 금리위험을 재보험을 통해 전가할 수 있는 공동재보험 도입 검토도 전체적인 일정이 미뤄지면서 잠정 멈춰진 상태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다렸던 K-ICS 2.0 공개 및 계량영향평가(QIS) 발표 역시 하반기로 미뤄졌다. 어느정도 수준의 자본확충을 해야하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미 진행하기로 했던 사안들 조차 멈춰있어 모두가 답답한 상황"이라며 "새롭게 (금융위에) 건전성제도팀이 만들어지면서 오히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 규제도입 늦추려다 '제 발등 찍은' 보험사 

일각에서는 보험업계가 스스로 제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이 K-ICS 도입시기를 늦춰달라는 보험업계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금융위에 기대면서 오히려 일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IFRS17 도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안됐다며 도입시기를 늦춰달라는 보험업계 요구에 대해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보험업계는 금융위가 전면에 나설 경우 상황이 조금이라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금융위가 주도권을 가져오자 외려 결정단계는 늘어나고 전문성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하소연이다. 덕분에 진행해오던 연착륙방안조차 깜깜해진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도입시기를 늦춰달라는 업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금융위에 손을 내밀었지만 오히려 금융위로 공이 넘어오면서 진행되던 것마저 멈춘 상태"라며 "시기를 다투는 일인데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치연 금융위 보험건전성제도팀장은 "팀이 만들어진지 한달정도로 여러 과제들이 있어 전반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대부분 검토중으로 방향성이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으며 추진단 2차회의가 언제쯤 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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