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스토리
  • 검색

[핀셋]돌아온 키코 분쟁① 10년전 흑역사

  • 2019.06.13(목) 10:31

환헷지 위해 가입한 상품 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 예상밖으로 '패닉'
738개 기업 3조원대 손실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키코(KIKO)'입니다. 키코란 은행에서 한때 판매했던 파생상품 중 하나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면서 손해를 보상하라는 기업과 책임이 없다는 은행 간 논쟁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키코란 무엇인지 사태의 쟁점은 무엇인지, 칼을 쥔 금융당국은 어떤 입장인지 등을 살펴봅니다.

금융감독원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이른바 '키코사태'에 대해 이달말 피해기업과 은행 간 분쟁 조정을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키코가 분쟁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하며 키코사태가 금융권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키코사태란 2005년 중반부터 은행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키코라는 파생상품의 옵션 때문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기업이 피해를 본 일을 말합니다.

이후 기업들은 은행들이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피해 보상을 요구했고 은행은 불완전판매가 아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쟁이 길어지다보니 국내 금융업계의 흑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10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 키코사태가 논란의 종지부를 찍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키코가 무엇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 키코가 뭐길래 

키코(KIKO)란 Knock-in 옵션과 Knock-out 옵션을 결합한 구조화파생상품의 약자입니다.

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이 큰 상품에 대해 상한(Knock-in)과 하한(Knock-out)을 걸어놓습니다. 그리고 계약 만기때까지 이 상한과 하한의 밴드 내에서 상품의 가치가 변동한다면 위험을 분산(헷지)시킬 수 있습니다.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이익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키코 상품은 환율을 기초로 해 만들어졌습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입니다.

환율의 상한과 하한을 걸어놓고 ▲환율이 약정금액보다 떨어졌지만 하한 이상일 경우에는 계약자가 가입 시 약정했던 환율을 적용받도록 보장하고 ▲환율이 약정금액보다 올랐지만 상한 이하일 경우 시장 가격에 매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출기업은 환율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안정적으로 제품공급을 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2005년부터 많은 중소기업이 은행의 키코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예를들어 달러-원환율 기준 상한이 1100원, 하한이 900원이라는 조건(옵션)이 걸려있는 키코 상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기업이 이 상품에 달러-원환율 1000원에 계약을 걸고 약정금액을 10만달러로 정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옵션 만기때 달러-원환율이 910원이라면, 달러당 1000원에 계약했기 때문에 10만달러의 가치가 9100만원이 아닌 1억원인 셈입니다.

반면 1050원인 경우에는 상한선 1100원 이하-계약환율 1000원 초과이기 때문에 시장가격인 1050원에 매도, 500만원의 환차익 얻을 수 있습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최소화 되거나 이익을 거둘 수도 있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금융투자상품이 그러하듯 키코 역시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당시 판매된 키코 상품은 상품과 금융회사에 따라 다양한 옵션이 붙었습니다. 특히 환율이 하한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계약이 무효가 되는 조건이 걸려있었습니다.

또 상한을 넘어설 경우 최대 약정금액의 두배까지를 시장가격에 매입해 계약 환율로 은행에 팔아야 한다는 옵션이 걸려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의 예를 든 기업의 경우 환율이 800원까지 떨어진 경우 계약 자체가 무효화 돼 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환손실을 떠안아야 합니다.

반대로 달러-원환율이 1200원까지 오른 경우 두배 옵션에 따라 20만달러 규모를 환율 1200원에 매입해 계약환율 1000원에 은행에 넘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됩니다.

◇ 738개 기업, 3조원대 손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흔들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2008년 초 930원대로 시작한 달러-원 환율이 그해 11월에는 1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자 키코 상품에 가입한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환율이 올라 키코상품 옵션의 상한을 크게 넘어섬에 따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눈더미처럼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2010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은행과 키코 계약을 한 기업은 738개사이며 이들은 3조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의 경우 환차손으로 인해 흑자도산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당시에 발생한 금전적인 손실 외에도 현재까지 추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키코 계약 기업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당시 키코 상품에 계약했던 회사 한 관계자는 "(키코 손실이 발생한 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융통하고 금융당국 지원도 있었다"며 "어찌어찌 회사를 살렸지만 이 여파로 신용등급이 회복되지 않아 운전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워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핀셋] 다음 편에서는 키코사태 논란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