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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고금리 수신상품]上 기준금리 인하와 거꾸로 간다?

  • 2019.07.24(수) 16:23

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수신상품 금리인하 '고심'
오히려 고금리상품 특판 활발 '금리노마드족' 흐믓

지난 5월부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실제로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은행들은 수신상품 금리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달부터 평균 수신금리보다 높은 고금리상품 특판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금리 노마드족'들을 즐겁게(?) 하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 수신상품 금리 인하 '고심'-고금리 특판은 활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85%로 조사됐다. 통상적으로 가입하는 예금과 적금 상품의 평균 금리가 1.85%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0.1~0.3%포인트 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IBK기업은행과 케이뱅크가 일부 수신상품 금리를 0.2~0.25%포인트 내렸고, 농협은행의 시장금리 연동형 상품 금리가 내려간 정도다.

은행들은 이미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 2% 내외였던 예금 금리를 0.2~0.25%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 5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주자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신금리를 더 낮출 경우 고객불만이나 이탈이 우려돼 '눈치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과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3영업일 내외로 수신금리도 인하했던 것과 다른 행보다.

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이후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만 수신금리의 경우 고객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은행들의 수신상품 평균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특판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지난 5월부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고금리 특판 상품이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신한은행은 최대 연 2.5%의 ‘쏠 플레이 적금’을 내놨다. 연 1.9%에 우대금리를 0.6%가 제공된다. 우대금리는 적금 가입 시 플레이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을 하면 받을 수 있다.

금리우대는 크게 없지만 각종 수수료를 면제하는 상품도 내놨다. 정기적인 소득이 있는 누구에게나 수수료를 면제하고 포인트를 지급하는 'My급여클럽' 서비스다.

통상 급여통장은 특정일에 급여가 들어와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탈피해 주부, 학생, 고령층도 급여통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이다.

KB국민은행은 미세먼지 저감을 돕기 위한 'KB맑은하늘 적금'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내 아이를 위한 280일 적금'을 내놨다. 'KB맑은하늘 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2.7%, '내 아이를 위한 280일 적금'의 최고 금리는 연 2.6%다.

NH농협은행은 58주년을 기념해 연 2.1%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을 판매했고 한달여 만에 완판됐다.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도 특판 대열에 합류했다.

DGB대구은행은 SK텔레콤과 손잡고 T하이파이브 적금을 내놨다. KEB하나은행과 SKT가 손잡고 함께 만든 핀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기본금리 2%에 대구은행과의 제휴로 2%를 추가 제공한다.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는 가입자 1000만돌파를 기념해 연 5% 기본예금을 100억원어치 판매한데 이어, 26주 적금 상품의 이자를 2배로 주는 이벤트를 24일 시작했다.

이 외 SBI저축은행은 모바일플랫폼 '사이다' 출시를 기념해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을 판매한 바 있으며, 웰컴저축은행은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연 6%의 정기적금 상품을 오는 29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 '금리 노마드족'은 즐겁다 

이들 은행이 내놓은 특판 상품은 흥행에 성공했다. 통상 은행 수신상품의 흥행 척도는 가입계좌 5만좌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부 상품은 이를 훌쩍 뛰어넘은 개설 실적을 내거나 완판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쏠 플레이 적금'은 2만좌 넘게 개설됐다. KB국민은행의 'KB맑은하늘 적금'은 출시 11주만에 10만명이 넘게 가입했다. 대구은행이 핀크와 손잡고 내놓은 상품도 5만좌 넘게 개설됐다.

특히 금리가 연 2%를 훌쩍 뛰어넘는 상품들은 상품 출시 하루만에 완판됐다.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1000만 돌파 기념 5% 기본예금의 경우 가입개설 시각이 1분도 지나지 않아 완판됐고 SBI저축은행의 10% 적금도 발매 당일 판매가 종료됐다.

이처럼 특판 상품이 흥행을 거두고 있는 것은 금융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금융상품 쇼핑'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0.1%포인트라도 높은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금리노마드족' 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이 출시되면 빠르게 팔리고 있다"며 "그만큼 저금리 시대에 0.1%포인트라도 소중히 여기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때 아닌 고금리 수신상품, 다음편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상황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은행들의 속내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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