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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네번째 KDB생명 매각 도전…KB·우리금융 나설까

  • 2019.10.15(화) 17:42

KDB생명, 비공개 투자설명서 배포
체질개선·금융지주사 비은행 강화 '긍정요인'
업황부진·새 회계기준 '부담'..KB·우리금융 행보 주목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이 다시 추진된다. 2010년 금호생명을 인수해 KDB생명으로 사명을 바꾼 뒤 네번째 매각을 시도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인수 후보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을 위한 안팎의 여건이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이 공존하고 있지만, 이전보다 여건은 나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생명보험사 인수를 꾀하고 있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체질개선 불구 부담요인 있다

올해 상반기 KDB생명은 32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373억원 순익을 거둔 것에 비해 순익은 다소 줄었지만 2016년 102억원 적자, 2017년 761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흑자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보험사 주요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지난해말 215.03%에서 올해 상반기 232.66%까지 높아졌다.

RBC비율이란 보험계약자가 한번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 한 지표다.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한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가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DB생명은 2017년 RBC비율이 108.50%까지 떨어지는 등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수치를 크게 개선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이후 일부 지표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다소 떨어지면서 잠재적인 경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상반기 KDB생명의 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은 95.49%로 지난해 상반기 92.38%보다 3.11%포인트 증가했다. 이 비율은 100%를 넘으면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사망보험금이 더 많다는 얘기다. 즉 이 비율이 증가하면 그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상반기 기준 금융회사의 수익성 비율인 총자산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수익률(ROE)는 각각 0.34%, 6.44%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KDB생명이 지난해 상반기 흑자전환하며 체질개선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생보사의 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보니 각종 지표의 개선세가 유지되지는 못한다고 보여진다"며 "특히 체질개선 과정에서 영업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고 향후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시 거액의 자금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인수 금융사에게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DB생명은 2017년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2억달러 규모의 외화신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수혈해왔다.

여기에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되면 대규모 자본확충도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매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KDB생명이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KDB생명이 체질을 개선한 상태여서 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한 영업력 회복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KDB생명의 올해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2.6% 수준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시장점유율이 저조한데에는 2017년 고강도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경영실적 악화로 제휴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상품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영업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향후 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영업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금융상품 판매의 메인 채널인 은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판매비율을 끌어올리는 등 영업력을 빠르게 회복시켜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몇년 사이 주요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계열사를 품에 안으며 그룹내 시너지를 높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생명보험 부문이 약한 금융지주에게는 '좋은 카드'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KB금융지주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품에 안으며 2017년 9년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초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를 바탕으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에서 나는 수익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을 확대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과거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할 경우 금융지주 내 계열사 시너지 등을 통해 순익 증가를 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매각가격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6000억원 가량에 KDB생명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KB‧우리금융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

현재 KDB생명 인수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꼽힌다.

KB금융지주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생명보험사가 약하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올해초 금융지주 전환 이후 빠르게 비은행 계열사를 품에 안으면서 금융지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금융지주는 1조836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이중 KB생명은 165억원의 순익을 기여했다. 0.89% 수준으로 주요 계열사 중 가장 적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지속적으로 생보사 M&A를 통해 생명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의 영업망은 국내 최고 수준이나 다름없다"며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KB생명과 합병, 주요 계열사 시너지 등을 통해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일단 시장에 나오는 모든 매물은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생명보험업권에 한정적이지는 않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알짜 비은행'을 연이어 새 가족으로 품고있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올해 동양자산운용, ABL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우리카드를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편입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서 꾸준히 실탄도 쌓고 있다. 올해 우리금융지주는 1조7000억원, 우리은행은 9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자본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이 M&A를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6조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한편 KB금융과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 나선다해도 KDB생명 매각에 다른 복병이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이 M&A시장에 나왔고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조만간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지속해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B금융과 우리금융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KDB생명 매각 성사 여부가 타이밍에 따라 갈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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