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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우리금융 지배구조 어디로?…시나리오 셋

  • 2020.01.31(금) 11:44

금감원, DLF 불완전판매 들어 손태승 회장에 중징계 처분
3월 주총 앞두고 연임에 큰 변수
불복소송·재선출·행장직만 수행 등 시나리오 제기

우리금융지주가 출범 1년 만에 지배구조 혼란기를 맞게 됐다.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금융감독원이 DLF(파생결합증권) 사태의 책임을 물어 '중징계' 수준의 처분을 내려서다.

현대로선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이르지만, 손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 금감원, 손태승 회장에 중징계 처분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지난해 있었던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DLF 불완전판매 관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제재심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사진)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DLF 판매 당시 KEB하나은행장)에게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아울러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6개월간 사모펀드 판매 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도 함께 내렸다.

주목할 점은 금융회사 임직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수준의 징계를 받게되면 임기 종료 이후 3~5년 간 금융회사에 취업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손태승 회장은 회장 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단독추천돼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역시 내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종료되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큰 변수가 생겼다.

◇ 경우의 수①-회장후보 재선출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경우의 수는 우리금융지주 주주들이 회장후보를 재선출 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5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선임과 해임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 그만큼 과점주주들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과점주주들이 우리금융의 CEO리스크를 빨리 해결하고 조직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회추위를 다시 열고 회장후보를 재선출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앞서 금융사 CEO가 중징계를 받은 경우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거나 사외이사들이 해임을 권고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이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지분 인수 과정 등 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당시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에 중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강정원 행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4년 이른바 'KB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제재를 받았던 임영록 회장은 이를 거부했으나 KB금융 이사회가 해임을 의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후 자리를 지킨 CEO가 거의 없다는 점을 살펴봤을때는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리금융의 경우 과점주주의 의중이 중요하기 때문에 과점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 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경우의 수②-제재심 불복 행정소송 

30일 밤 제재심이 중징계를 의결했지만 아직 효력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징계결정은 금융감독원장 전결사항으로 윤석헌 금감원장이 언제 이를 결재하느냐에 따라 효력이 발생한다. 기관제재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심의가 추가로 필요하다.

내달 중 금융위가 이를 심의한 이후 제재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금융위원회의 심의가 3월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이후 까지 길어진다면 연임은 가능하다. 아직 징계가 ‘확정’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징계가 내달 중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방법은 남아있다. 제재심에 불복하고 법원에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내게되면 효력이 법원 판결 시 까지 정지된다.

통상 법적다툼이 수년간 이어진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론적으로 손 회장의 연임은 가능하다.

과점주주 역시 손 회장이 법적다툼에 들어가더라도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 임추위가 손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출한 것은 지난해 12월 30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이후였다.

당시 임추위는 손 회장이 성공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점, DLF사태 발생 이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신속하게 이끌었다는 점을 꼽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즉 DLF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손 회장의 징계는 내부통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점을 바탕으로 내려졌는데, 현재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법 상에는 내부통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명시되지 않았다. 법정다툼으로 가도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DLF 사태 이후 손 회장이 적극적으로 지시하며 고객피해 최소화, 조직안정에 나섰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이에 사외이사들 역시 이를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법정으로 갈 경우 금감원과 대립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일 것이다. 감독당국과 대립하면 연임을 하더라도 계속 불안요소로 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경우의 수③-행장직 만 수행 

마지막 경우의 수는 손태승 회장이 회장직에서는 물러나되 우리은행장 직을 계속하는 방안이다.

손태승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올해 3월 주주총회까지지만, 우리은행장으로서 임기는 12월 21일까지다.

'문책'수준의 징계는 임기 종료 이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지만 기존의 임기를 수행할 수는 있다. 회장직은 내려놓더라도 우리은행장 직은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기로 한 우리금융 임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권광석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김정기 우리은행 HR그룹 집행부행장, 이동연 우리은행 개인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숏리스트로 확정한 상황이며 최종 후보를 31일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임추위에는 5인의 사외이사와 손태승 회장이 포함돼 있는데, 손태승 회장이 위원장 역할을 수행중이라는 점이다. 손태승 회장의 의견이 언제든지 반영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러한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국의 징계로 인해 회장 연임에 실패했다고 행장만 수행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당사자 본인도 과점주주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을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향후 대응을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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