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오픈뱅킹 중간점검]카드사도 꼭 끼고 싶어요

  • 2020.07.06(월) 17:14

오픈뱅킹 서비스 은행·핀테크 주도
소외된 카드사…마이데이터 주목 

"통행료 내고 교통법규 잘 준수하겠습니다. 고속도로 하나 만들어졌으니 우리도 고속도로 이용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상호주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성실히 협의하겠습니다."

6일 오전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패널 토론자로 나선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본부장은 오픈뱅킹에 카드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서 고속도로는 오픈뱅킹을 의미합니다. 교통법규는 오픈뱅킹에 참여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규칙들을 말하고요. 주어진 룰을 잘 준수할테니 카드사도 오픈뱅킹에 끼워달라는 주문인 것이죠.

6일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배종균 여신금융협회 본부장(위쪽 줄 왼쪽에서 두번째)은 카드사의 오픈뱅킹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오픈뱅킹은 지난해 12월 중순 시작된 금융 서비스입니다. 금융회사가 금융결제원에 제공한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다른 기관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로 현재 유럽 등지에서 채택하고 있습니다. A은행이 금융결제원에 제공한 계좌정보를 B은행이 받아 이용함으로써, B은행 고객이 B은행 플랫폼에서 A은행 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은행 간 벽이 허물어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난달 말 서비스별 중복가입을 제외한 오픈뱅킹 가입자는 약 2032만명. 등록 계좌만 4398만좌입니다. 영국의 경우 1년 8개월 동안 650만좌를 기록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오픈뱅킹 증가속도는 괄목할 만한 수준입니다. 오픈뱅킹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 입장에서는 타 기관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제 서비스 론칭 후 신한은행은 적지 않은 유입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아직 오픈뱅킹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기관들은 테두리 안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은행과 핀테크 업체를 제외한 증권사와 저축은행 등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일반적으로 예·적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오픈뱅킹 안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우리나라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니 이해하지만, 초기 논의 단계에서 다른 금융회사들도 참여하도록 문을 열어놨더라면 서비스가 더 다채로워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 먹거리 발굴에 바쁜 카드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카드사의 입장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은행, 증권사와 달리 다른 금융기관과 교류할 계좌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픈뱅킹의 기본철학은 상호주의입니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어야 합니다. 카드사가 은행 정보를 받아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면 은행도 카드사에서 무언가를 받고 싶은 생각이 들 겁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배 본부장의 '고속도로' 발언에 대해 "카드사는 먼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는데요. 카드사를 어떤 식으로 오픈뱅킹에 참여시킬지 업권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자 카드업계 안에서도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카드업계와 정책당국의 온도차를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오픈뱅킹 채널을 먼저 확보한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하는 반면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받아든 다음에 문을 열어주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식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다음달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오픈뱅킹 서비스와 함께 융합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기기 때문에 카드사의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고 합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은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등 기능을 오픈뱅킹 플랫폼에서 지원하거나, 오픈뱅킹 하위 중계기관을 두는 방안을 통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이 매력적이라고 느낄만한 서비스를 갖게 되면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카드사는 고속도로에 잘 진입할 수 있을까요. 재난지원금 배부 때 카드사가 보여줬던 전산개발 능력과 서비스 운영 능력 등을 오픈뱅킹 서비스에서 과연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주목됩니다.

비즈니스워치 뉴스를 네이버 메인에서 만나요[비즈니스워치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