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에서 사용하던 생체인증 방식이 지문, 얼굴, 목소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 홍채인증, 기억 속에서 사라진 이유
현재 대부분 모바일 뱅킹 앱은 지문이라는 생체정보를 개인인증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기기 보안을 위해 지문이 대중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보안성도 증명되면서다.
현재 대부분 모바일 뱅킹 앱에서 지문을 활용할 때에는 모바일기기에 저장된 사용자의 지문정보를 앱에서 따로 읽어와 개인임을 증명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휴대전화가 생체인증에 대한 보안 기술을 탑재하지 않으면 은행 뱅킹앱 역시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홍채인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보안장치로 홍채인식 센서를 장착하자 은행 역시 일부 인증 방식으로 홍채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9을 끝으로 삼성전자가 더 이상 홍채인증 방식을 종료하자 모바일뱅킹에서도 홍채인증은 종료됐다.
정맥인증 역시 비슷한 사례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에 한해 손바닥 정맥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한 방안을 내놨지만 모바일 뱅킹에서는 사용불가다. 모바일 기기에서 손바닥 정맥을 분별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지 않아서다.
반대의 경우로 모바일 기기 덕에 새로운 인증방식이 된 경우도 있다. 아이폰X 이후의 아이폰 모델을 사용하는 모바일 뱅킹 사용자는 '얼굴 인증' 방식으로도 모바일뱅킹 로그인이나 일부은행은 이체까지 가능하다.
이는 아이폰X이후부터 탑재된 얼굴인증 방식인 'Face ID'의 영향이다. 즉 아이폰X 이후 모델에서 'Face ID'를 지원하기 때문에 은행역시 모바일 뱅킹 앱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은행 디지털 부서 관계자는 "은행 뱅킹앱 스스로 해당 바이오 정보를 등록하거나 가지고 올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바일 기기에서 지원하는 보안방식을 앱에서 가져와 인증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 하나·기업, 변화의 문을 열다
최근 하나은행은 모바일 기기에 의존하던 방식을 깼다. 모바일 뱅킹앱인 ‘하나원큐’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얼굴인증 방식을 새로운 개인인증 방식으로 추가한 것이다.
주목할 점이라면 아이폰X 이후 아이폰 모델에 탑재된 Face ID와 삼성전자의 얼굴인식 기능 등 모바일 기기에서 보안 정보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뱅킹 앱 자체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분석해 인증토록 한 것이다. 이는 은행권 최초다.
구체적으로 이 방식은 모바일기기 상단에 위치한 전면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암호화 한 후 이를 인증 방식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아이폰과 갤럭시 일부 모델에 탑재돼 있는 얼굴인식기능이 없는 휴대전화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모바일기기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인증 방식이라는 얘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하나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하나원큐에자일랩에 참여한 메사쿠어 컴퍼니와 함께 협력해 탑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의 특징점을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금융결제원 표준을 준용해 설계됐다"며 "개인정보보호 법령 사항, 금융보안원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 등 관리적 보안 사안도 준용하는 등 보안역시 철저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5월 목소리로 본인인증 이 가능한 '음성본인확인(Voice ID)'서비스를 도입했다.
음성본인확인은 개인의 100가지 이상 목소리 특징을 모은 정보로 고객을 식별하고 이를 상담과 금융거래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자매의 음성도 구분 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안면인식, 지문 보다 보안성을 강화했고 본인확인을 위한 비밀번호 입력 등의 절차가 생략돼 고객은 편리함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이 서비스를 고객센터에 도입한 결과 본인확인을 위한 비밀번호 입력 등의 절차가 생략돼 통화당 평균 11초 이상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금융결제원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단순 고객센터 뿐만 아니라 모바일 뱅킹 업무 시 본인인증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은행권은 금융결제원과 함께 다양한 인증 방식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를 위해 모바일 기기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인증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