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금융지원이 본격화 한다. 채권단은 가장 먼저 자구책을 마련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실사부터 이달 중 시작한다. 자구책에서 언급한 대로 양사가 통폐합을 결정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관련한 채무 파악부터 밟아 나간다.
실사는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며 채권단은 이후 논의를 거쳐 내년 초께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NCC 관련 채무만 발라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산업은행 주도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채권단 자율협의회가 진행됐다. 양사가 지난달 26일 산업통상부에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한 후 처음 실시하는 회의로, 채권단에 속한 1금융권 금융사 10여 곳이 참석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 NCC 신설법인을 만들겠다고 한 자구안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이 신설법인으로 분류될 채무 규모를 파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양사의 금융권 채무 중 NCC 관련한 채무만 별도 산출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9월말 석유화학업계가 제출하는 자구안에 따라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자율협의회를 구성하고, 금융지원을 검토하겠다는 금융권 합의에 따른 수순이다. ▷관련기사: '석화 대수술' 시작…롯데·HD현대, 구조조정 1호안 제출(2025.11.26)
회의에 참석한 한 채권단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갖고 있는 NCC 채무, 그리고 HD현대케미칼이 보유한 NCC 채무가 각각 있을 텐데 이 중 NCC 합작사가 만들어졌을 때 반영될 채무가 어느 정도일지 실사를 통해 알아보려 하는 것"이라면서 "채권은행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은행별로 파악한 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금융당국이 파악한 석유화학업계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30조원대로 이 중 절반이 은행권 대출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여신잔액은 16조2078억원에 이르렀다.
이달 실사 착수…내년 초 지원 규모 발표
현재로선 NCC 신설법인에 묶일 대출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를 감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채권단은 이 외에도 신설법인 투자를 위한 신규 자금과 영업 정상화를 위한 지원 등을 검토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자구안 실현 가능성 등을 현장방문을 통해 직접 살펴볼 예정인 가운데 신설법인에 대한 자산평가, 기대매출, 인건비 등을 고루 검토해 지원 규모를 산정할 방침이다.
석유화학업 구조조정은 처음이지만 채권단 현장실사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2일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석화지원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고, 정부부처에서 관련한 후속안을 마련 중이어서 이와 맞물려 채권단이 금융지원안 도출을 서두를 것이란 예상이다.
관련업계는 이달 말께 채권단 실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이르면 내년 1월말, 늦어도 2월 중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공급과잉 리스크 여전…'더' 깐깐하게 본다
이번 금융지원을 시작으로 금융권은 석유화학업계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존에 하나의 업종으로 분류했던 석유화학사들을 원유-석유화학-고무플라스틱 등 세 부류로 나눠 차등 심사하기로 했다. 이 중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의 맨 앞에 서있는 석유화학사들을 가장 깐깐하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다른 은행들은 아직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이자를 올리지 않는 정도로만 가닥을 잡았다.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을 실시하지만 중국발 석유화학제품 공급 과잉에 따른 리스크가 여전해 문턱을 마냥 낮추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은행업이 사실상 기업대출과 생산적 금융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위험가중자산이 빠르게 쌓일 것"이라면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