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구조 전환 분기점에 선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프타분해설비(NCC) 통합·감축이라는 구조조정과 전지 소재·수소 에너지·반도체 소재로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다.
핵심은 스페셜티 비중 확대다. 전남 율촌산단에 조성한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은 지난 10월 일부 라인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 공장은 연간 50만톤(t)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기지다. 모빌리티와 IT 등 핵심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며 향후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범용 수지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장벽이 높은 제품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설비 구성에 반영됐다.
전지 소재에서는 자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이엔드 동박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을 앞세워 배터리와 ESS,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에 핵심 소재를 공급한다. 특히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AI용 고부가 회로박 공급을 확대, 수요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수소 사업은 상업화 단계로 진입했다. 울산에서는 합작사 롯데SK에너루트를 통해 지난 6월 2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내년까지 4기가 순차 가동되면 누적 80MW의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450bar 고압 수소출하센터가 가동을 시작, 생산과 유통 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소재 투자도 이어진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한 글로벌 1위 현상액 제조사 한덕화학의 설비 증설이 대표적이다. 경기 평택에 신규 생산 시설을 구축 중이며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다. 미세 공정 핵심 소재 수요 확대에 선제 대응하는 투자다.
사업 전환과 함께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과 여수를 중심으로 NCC 설비 통합과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사업재편안을 제출했으며 내년 1월 승인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여수에서도 중복 설비 통합·조정안을 제출해 범용 설비 축소에 대한 실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재무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자산을 전면 재점검해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지분 매각과 사업 청산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성장 사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사전 정비다.
회사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기조에 발맞춰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사업 구조 혁신으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