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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모두를 위한 배상책임 약관의 중요성

  • 2020.07.13(월) 09:30

일반적으로 보험 가입의 목적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 본인을 위한 것이라 인식된다. 하지만 타인을 지향하는 배상책임 약관도 존재한다. 해당 약관의 목적은 '피보험자의 과실로 타인의 신체 및 재산에 손해를 주었을 경우 이를 배상하는 것'이다. 물론 타인을 위한 보험이기는 하지만 결국 피해를 배상하지 못할 경우 과실 주체도 불행해지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보험이라 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배상책임보험은 공산품 구매 시 포장지 겉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생산물 배상책임보험이다. 하지만 제조업자가 아닌 일반인도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우선 모든 자동차소유자에게 법으로 가입을 강제하는 자동차보험은 배상책임 약관이 중심인 보험이다. 보통약관에 '배상'이란 단어가 붙은 대인배상Ⅰ, Ⅱ 그리고 대물배상은 운전 중 사고로 발생한 타인의 신체 및 재산 손해를 배상한다. 물론 자기신체사고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그리고 자기차량손해는 가입자 본인과 그 가족을 위한 것이지만 자동차보험의 중심은 타인을 위한 배상책임에 존재한다.

다음으로 주택이나 상가 등에 가입하는 화재보험도 배상책임을 품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재보험은 피보험 목적인 건물의 재산손해를 보상하는 목적으로 가입된다. 하지만 화재뿐만 아니라 건물 내외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배상책임 약관을 추가할 수 있다. 특히 불의 번지는 속성으로 인해 화재배상은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화재사고를 관찰하면 최초 발화지점을 넘어 인근 공간으로 사고 피해가 확산된다. 이 때문에 불특정 다수는 과실이 없는데도 화재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화재보험에서 배상책임 약관은 매우 중요하다.

또 일상생활 중 발생한 타인의 신체 및 재산 손해를 광범위하게 배상할 수 있는 일상생활배상책임 특별약관이 존재한다. 손해보험사의 자녀보험이나 운전자보험 그리고 통합형보험 등에 추가되어 가입되는 특약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입 중인지도 모른 채 가입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타인을 위한 배상책임 약관에 이미 가입 중이며 혹시 모를 사고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을 경우 이를 활용할 수 있다.

배상책임 약관이 중요한 이유는 제3자 보호에 있다. 자동차보험을 예로 들면 대인배상과 대물배상이 제3자의 신체 및 재산피해를 배상할 만큼 충분하게 가입되어 있지 않거나 운전이 허용되지 않은 사람의 운전으로 대인배상Ⅱ와 대물배상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된다. 운전면허가 없는 미성년자도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배상책임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배상책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중요성에 비해 미비하다. 음주운전의 경각심은 갈수록 높아져 피해자 이름으로 불리는 가중처벌 법안이 시행되고 사고부담금도 증가했다. 하지만 책임보험만 가입한 무책임한 자동차는 줄어들지 않고 운전자 한정특약을 위반하여 배상책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화재보험에 미가입한 건물도 많으며, 가입자의 재산손해 이외 배상책임 한도가 낮은 계약도 쉽게 발견된다.

이런 이유로 불특정 다수인 제3자는 피해를 강요받는다. 가해자가 충분한 배상능력이 없고 배상책임보험에도 제대로 가입하지 않았다면 피해를 처리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만약 가해자의 대인배상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피해자가 피보험자인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로 사고를 처리하거나 화재배상이 없어 피해자의 화재보험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나마 피해자 구호에 있어 다행스럽다. 하지만 이도 피해자의 재산 및 신체손해를 처리한 보험사가 가해자에게 구상청구 소송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해자도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처럼 배상책임은 타인을 지향하지만 제대로 가입하거나 사용되지 못할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하지만 보험중개 시장에서 배상책임 약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미비하다. 설계사조차도 배상책임 약관을 설계하고 관리함에 있어 문제를 발생시키는 일이 흔하다. 대표적인 것이 교차영업을 통해 생명보험 전속 설계사가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 대리설계를 맡기고 계약 체결 후 방치하는 일이다. 물론 손해보험 전속 설계사도 배상책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여 책임감 있게 임하는 일은 흔치 않다. GA는 배상책임이 중심인 보험종목을 약관 검토 없이 보험료만 비교하는 기행을 행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로 불의의 사고 시 가해자의 배상책임보험에서 충분한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송 등으로 번져 사고 외적 피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일도 관찰된다. 따라서 타인이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을 믿지 못하기에 스스로 누군가의 실수까지 고려한 자신의 보험을 충실하게 가입하는 일이 최후의 보루다. 결국 타인을 불신하기에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보험에 대한 신뢰도 훼손된다.

배상책임은 우리 모두를 위한 배려다.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배상처럼 법으로 일정 부분 가입을 강제하는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상책임을 다루는 중개인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수수료를 위해 대리 설계를 맡기거나 보험료만 비교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이런 행위는 계약자를 지킬 수도 없고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누가 피해자가 될지 미리 알 수 없기에 배상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나와 내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배상책임보험의 설계와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 배상책임 약관은 보험 산업을 넘어 사회 구성원이 서로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임을 기억할 때 사회적 불행의 총량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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