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21학년 수시 지역균형전형의 최초 선발인원을 대폭 확대했다. 딱 한 번 했던 수시 미등록 충원도 올해는 한 번 더 한다. 이래저래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갈 이월인원에는 부정적 요소다.
서울대는 2021학년도 수시모집 최초 선발 결과를 지난 28일 발표했다. 정원내 수시 2개 전형인 지역균형전형 및 일반전형으로 2427명, 정원외 기회균형특별전형Ⅰ으로 164명을 선발했다.
지균 최초 선발인원이 대폭 늘었다. 모집정원 761명 중 97.0%인 738명을 뽑은 것. 앞서 2020학년 756명의 87.4%인 661명을 선발했던 것에 비해 72명(9.5%p)이나 많은 수치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전국 고교별 2명 추전제로 선발하는 지균의 수능최저기준을 올해 한시적으로 낮췄다. 코로나19 고3 구제 방안이다.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수능응시영역 중 ‘3개 2등급 이내’에서 ‘3개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탐구 선택시 반영방법 또한 ‘2개합 4’에서 ‘2개 모두 3등급 이내’로 조정했다.
지균 미선발인원 축소는 수시이월인원에 영향을 미칠 하나의 변수다. 서울대는 수시 지균 최초 미선발인원과 지균·일반전형 미등록 인원을 합해 정시로 넘기는데, 올해 지균 최초 선발인원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어들 개연성을 갖고 있어서다.
2020학년의 경우 수시이월인원은 175명이다. 최초 모집인원 684명의 25.58%로 정시 인원은 859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균 미달 95명(54.3%)과 지균 및 학종 일반전형 수시 미등록 80명(45.7%)에서 비롯됐다.
2019학년 ‘불수능’ 당시 수시이월인원은 217명(684명→901명). 지균 최초 미선발인원이 모집정원(756명)의 19%(144명)에 달했던 게 주원인이다. 따라서 올해 지균 최초 선발인원 확대는 수시이월인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부정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통상 주요 대학들은 수시 미등록 충원을 위해 3~5차례 추가합격자를 발표한다. 흔히 ‘전화찬스’로 불리는 개별통보(전화통보)까지 한다. 서울대는 작년까지 딱 한 번만 했다.
올해는 수시 지균·일반 2개 전형에서 미등록 충원을 오는 31일과 내년 1월2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결과적으로 수시로 선발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정시로 넘어가는 인원은 적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시이월이 반영되지 않은 현 정시 최초모집인원은 작년에 비해 다소 확대된 상태다. 서울대의 올해 최초인원은 751명(정시비중 23.5%). 2020학년 684명(21.5%) 보다 67명(2.0%p) 늘었다. 서울대 정시 확대는 교육부 지침 ‘2022학년 정시비중 30%, 2023학년 40% 이상’에 맞춰 미리 늘려놓는 성격이다.
미술대 디자인학부 35명(디자인 21명·공예 14명)을 학종 일반에서 정시로 돌린 게 주된 원인이다. 올해 정시 증가 인원 중 이외 32명(381명→413명)은 자연계열 몫이다. 반면 인문계열은 전년과 동일한 28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