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최근 증시 상장 후 첫 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순익만 놓고 보면 결과는 실망스럽다. 적자행진이 이어지며 들쑥날쑥한 실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출 상으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와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계좌 수가 매섭게 늘어나는 등 금융플랫폼으로서 강점을 과시하면서 내년 이후에는 완연한 흑자 가도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흑자와 적자 오가는 갈짓자 행보
17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9억원 연결 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97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줄었지만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3분기 8억원, 올 1분기 120억원의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말 그대로 들쑥날쑥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작년 3분기 소폭 흑자를 기록한 탓에 전년 대비로는 적자전환했다.
1분기 흑자전환 덕분에 3분기 누적 순익은 4억원가량의 소폭 흑자를 유지했지만 4분기 실적에 따라 연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는 상태다.
영업이익 역시 10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1분기 108억원 이익 이후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고 작년 3분기 대비로도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영업비용이 늘면서 이익을 내는데 실패했다. 2분기 대비 인건비는 소폭 줄었지만 지급수수료(558억원), 광고선전비(159억원), 상각비(43억원) 등이 모두 늘어났다.
매출 증가폭 역시 올해 들어서는 주춤하고 있다. 1분기 전년대비 105.6%를 기록했던 매출 증가율은 3분기 48%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매출 증가율 101.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매출 증가 추세에 따라 직접비에 해당하는 지급수수료가 전년대비 44% 증가했고, 가맹점 프로모션 강화로 광고선전비도 연간으로 220% 늘었다고 설명했다.
매출 증가율 하락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카카오페이를 통한 대출 실행 건수가 줄어든 영향도 작용했다. 실제 금융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13.3% 감소했다. 이와 맞물려 전체 매출에서 결제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1분기 62%까지 떨어진 후 올 3분기 다시 70%로 회귀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플랫폼 매력은 여전히 어필중
아직은 성장세가 기대감에 못미치고 있지만 금융플랫폼으로 무장한 카카오페이에 긍정적인 시선만큼은 지속되고 있다. 올 3분기 카카오페이의 월간활성사용자 수는 2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년대비 23%나 늘어났고 사용자당 연환상 거래 건수도 87만5000건으로 58% 점프했다.
결제액 증가와 함께 카카오페이에 잔류하며 사용을 지속하는 리텐션율이 높게 유지되는 것도 고무적이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최초 이용 후 6차년인 올해 인당 결제액은 2016년보다 20배가 늘어났고 결제금액 역시 2016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올해 3.4배 증가해, 리텐션율이 평균 85%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3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 비용 역시 2019년 38%에서 올해 3분기 60%까지 늘어났다"면서 "송금과 결제 서비스에 대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로의 교차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지급결제 중심에서 증권, 보험 등 금융 서비스로 확장을 공언했고,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제 등의 변수를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내년 자회사 중심의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분기 대비 금융서비스 매출 증가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누적매출은 98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의 1.5배를 웃돌았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늦어도 내년 초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 누적계좌 개설자 수는 올 3분기 518만 명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이 같은 증권계좌 고객에 기반해 주식 거래서비스를 오픈할 경우 이용자 수가 1000만 명까지 확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보험 부문의 경우 향후 소액 단기보험 출시가 기대 포인트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나 디지털손해보험사 본인가가 가시화하면서 실적 반영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