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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목매는 까닭

  • 2022.09.26(월) 13:53

건보공단 "의료계 반발 부담…중재안 연내 발표"
보험업계 "유병자보험 등 신상품 개발에 절실"

올해 말 나올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중재안)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명정보 활용을 열어준 일명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해가 2번 바뀌었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에겐 공공의료데이터 사용이 막혀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중재안이 나오면 유병자 전용상품이나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 활성화될 수 있으며 이를 개발하는 데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한국인 맞춤형' 신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며 금융소비자들에게 효익이 돌아갈 수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건보공단, '공개' 조심스러운 이유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공공의료데이터 제공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보험사에 개방 프로세스를 공표할 전망이다. 공단 관계자는 "올 연말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논의한 중재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된 이후 가명정보의 산업적 활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보험업계의 의료데이터 사용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우선 건보공단은 지난해 9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KB생명, 현대해상 등 보험사들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을 모두 미승인했다. 선행연구 검토나 연구가설이 제시되지 않았고, 학술지 투고 등 객관적 검증절차가 미비하다는 게 주된 거절 근거였다.

이후 한화생명이 올해 1월 두 번째 요청한 공공의료데이터 심의는 무기한 연기 중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건보공단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모든 공공의료데이터 활용 신청 건에 대해 동일한 잣대로 심사하고 있다"면서도 "(보험사들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은) 의료계와의 갈등 등 이슈화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들은 "보험가입 거절 악용 우려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다"며 민간보험사의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해 반발해 왔다.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단체 역시 "건보공단이 보유·관리하는 개인정보는 건강보험 보장과 납세를 위한 정보이며, 개인 의료정보 등 매우 민감성이 높은 정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보험업계는 건보공단이 제공하는 공공의료데이터가 '개인 식별이 되지 않는 자료'라는 점에서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2019년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보험사 공공의료데이터 이용 승인 이후 의료계나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정보의 오남용, 유출사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현실 맞는 상품개발 위해 필요"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신상품은 금융감독원의 검증 등 보험업법에 따라 엄격한 관리, 통제를 받고 있다"며 "과도한 보험료 산정과 같은 보험사의 임의적, 자의적 보험료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건보공단의 의료데이터 개방이 늦어지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보험사들은 공공의료데이터가 확보되면 보험가입이 어려운 유병자 전용상품을 더 많이 출시할 수 있고, 새로운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사들은 국내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해 일부 상품의 경우 해외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가 있어야 더 나은 보장조건과 합리적인 보험료로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보험사의 당뇨 보험은 캐나다의 당뇨 발생률 데이터를 토대로 했고, B보험사는 만성폐질환과 대상포진을 보장하기 위해 일본의 데이터를 썼다"며 "한국인을 위한 보험상품을 개발하면서 다른 나라 국민의 의료 데이터로 보장조건과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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