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20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윤석열 정부 산업 육성 방향인 초격차산업 지원 등을 포함한 5대 전략과제에 81조원을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정책금융기관(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 관계부처와 '2023년도 정책금융 자금공급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정책금융기관 자금공급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과 정책금융기관 자금공급 방향은 정책금융과 산업정책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통해 협의한 결과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미래전략산업에 자금 공급…정책금융 역할 커진다(12월1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려면 정부 부처와 정책금융기관이 합심해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책금융기관 자체적인 지원은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전략 과제들을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어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출범했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기관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 등을 고려해 내년에 205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1조원 증가한 규모다.
정책금융기관협의회는 신성장 4.0 전략과 부처별 산업정책을 반영해 정책금융이 지원할 5대 전략과제를 선정하고, 해당 분야에 총 81조원을 집중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글로벌 초격차산업 육성에 15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 초강대국 지위 달성 지원을 목표로 한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신산업 성장과 경쟁력 강화 지원 등을 위해서는 13조1000억원, 기존 주력산업 체질 개선에는 17조3000억원을 지원한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벤처‧중소기업 등의 글로벌기업 도약을 위해선 9조원을 투자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으로 인한 경기전망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선 26조4000억원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전략과제에 배정한 81조원 가운데 22조원은 정책금융지원협의희를 통해 각 정부 부처가 제안한 핵심사업에 공급하고, 일반적인 자금공급보다 금리와 보증료 등을 우대해 지원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출시하는 전략분야 우대대출상품을 5대 중점분야에 집중 공급하고, 정부재정이나 민간 산업계가 조성한 재원을 바탕으로 정부 부처나 산업계가 희망하는 분야에 정책금융이 매칭해 맞춤형 우대금융을 공급한다.
금융위는 내년에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수시로 개최해 산업분야별 자금공급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은 수시로 보완할 계획이다. 신규 현안이나 산업정책 과제가 생기면 협의회를 통해 논의하고 기관별 자금공급 계획에 추가로 반영하기로 했다.
실제 자금공급 실적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효과성과 향후 보완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
김주현 위원장은 "이번 자금공급 방향은 정책금융기관과 정부 부처가 처음으로 협업해 만든 정책인 만큼 논의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보완 사항들도 있을 것"이라며 "정책금융이 국가산업전략을 뒷받침하고 정부 부처와 정책금융기관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