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99.5원에 마감했다. 지난 2일(1220.3원, 장 마감 기준) 대비 79.2원이나 오른 것이다.
미국 1월 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빠르게 가라앉지 않으며 긴축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신들을 종합하면 미국이 최종금리 목표는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일단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별개로 국내는 이미 금리 인상 자체를 고민하는 시점"이라며 "이번 달에 열릴 금통위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같은 예측이다. 공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며 "여전히 5%대 전후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인해 통화당국 차원의 물가 견제에 대한 의지는 상당하지만 2021년 8월부터 이뤄진 누적적인 인상을 통해 물가 대응을 위한 방파제로서의 금리 수준은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우선 21일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7로 전월(89.9) 대비 0.5 포인트 올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을 기준값으로 해 100보다 높을 경우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을 하회할 경우에는 앞으로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오는 22일에는 2023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가 나온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다.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지난달 모든 산업 업황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전월보다(74) 5포인트 떨어진 69를 나타냈다. 2020년 9월(64)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발표하는 경제심리지수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 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다. 지난달 경제심리지수는 전월(91.5)에 비해 1.4 포인트 하락한 90.1을 기록했다.
23일에는 한국은행이 올해 두번째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5%대의 고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금리를 인상하면 실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동결할 경우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용인하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게 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공동락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1~2인의 소수 위원이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물가 목표치를 상회한 물가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인상을 주장하는 견해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0.3% 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기존 1.7%에서 1.4~1.5%로 하향 예상)한다"며 "물가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1월 생산자물가지수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96으로 전월(120.42) 대비 0.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해외에서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로는 오는 23일 미국이 내놓을 4분기 및 2022년 잠정 국내총생산(GDP)이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등 3번에 나눠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