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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9월 위기설 실체]②괜찮다는 당국…그러나

  • 2023.06.17(토) 14:01

금융위 "코로나19 지원 종료 일시 부실 없을 것"
금융사 "금융사가 감내해야 하는 것…여력살펴야"

금융권에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9월 위기론이 감돌자 금융당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금융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일각의 우려처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빠른 속도로 대출이 부실화 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일부 대출의 연체율 등을 예로 들어가며 금융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이 대표적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만기연장·상황유예 연착륙 점검 회의에 참석해 그간의 만기연장 상환유예 연착륙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금유위원회 제공

금융당국 '괜찮다'는 이유

지난 8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연착륙 점검 회의'에 참석해 "일각에서 올해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모든 조치가 종료돼 일시에 부실이 현실화 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이 이처럼 강조한 데에는 금융권에서 9월 지난 2020년 4월부터 시행되 온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 종료를 앞두고 대규모 대출이 부실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이 내 건 근거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9월까지 해당 지원을 받은 차주 중 아직 대출을 다 갚지못한 차주의 경우 금융사와의 합의를 통해 추가 만기연장, 추가 상환유예 정책을 펼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코로나19 당시와 비교해 여건이 좋아지면서 지원 대상이던 차주들의 상환능력도 올라갔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간 코로나19 금융지원 이용금액과 차주 수가 감소한 것을 들고 있다. 

즉 대출차주들의 형편이 더 나아지고 있는데다가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더라도 민간 금융사와 대출차주간의 자율합의를 통해 충분히 빚을 갚아나갈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공식적인 지원절차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이들의 빚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 셈이다. 

우리는 안 괜찮아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시키는 모습이지만 금융권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특히 금융지원이 몰린 만기연장 차주가 아닌 상환을 유예받았던 차주들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중 전체의 약 10%가량은 상환유예 정책에 집중됐다. 금융당국이 내다보는 오는 9월 상환유예 종료 여신의 규모는 약 6조5000억원이다. 

은행 관계자는 "만기연장 차주의 경우 대출의 만기만을 연장해 줬기 때문에 그간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상환 유예 차주는 그동안 사실상 빚을 갚지 않다가 10월이 되면 다시 빚을 갚아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환유예 차주들에게도 원금 거치기간 부여 및 최대 2028년까지 분할상환하는 방안이 동시에 추진되기는 하지만 이들의 상황이 극적으로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상환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대출도 나타날 것이며 이는 만기연장 차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코로나19 금융지원의 대규모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일종의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을 기다려 줄 인내심을 금융사들이 발휘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금융사들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비단 코로나19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내어준 대출이 부분을 가리지 않고 경고등이 켜지는 모습이어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창립 73주년 행사'에 참석해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높아졌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형 금융회사의 상황은 위기를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금융회사의 경우 단순 대출뿐만 아니라 부동산PF와 같은 부분에서도 연이어 부실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스템이라는 것이 가계, 기업, 모든 금융사 등과 얽혀있어 한 곳의 위기가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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