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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yB 폭탄 온다]③대출시장 문턱도 높아지나

  • 2023.06.13(화) 06:09

중·저신용자 대출 많은 인뱅 타격 클 듯
시중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질 가능성 제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률 상향이 대상 회사의 재무구조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곧장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대표적인 영향은 금융사들이 돈줄을 죄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금고에 쌓아둬야 하는 돈이 늘어나는 만큼 연간 취급 대출액을 줄일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가장 큰 타격은 '인뱅'

CCyB적립률 상향의 후폭풍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곳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꼽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이들 은행의 CCyB 적립의 기준인 위험가중자산은 카카오뱅크 17조원, 토스뱅크 9조6000억원, 케이뱅크 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내년 5월까지 CCyB적립을 위해 카카오뱅크는 1700억원, 토스뱅크 960억원, 케이뱅크 890억원을 적립하면 된다. 일부 은행이 1조가 넘는 금액을 적립할 수 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은 자산 규모 역시 크지 않기 때문에 적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CCyB적립의 기준이 되는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다른 은행 대비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두 은행이 위험가중자산의 가중치가 높은 중·저신용자 소매금융,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펼치고 있어서다. 영업을 펼치면 펼칠수록 위험가중자산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건은 건전성비율이다. 올해 1분기 BIS(국제결제은행)총자본비율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 35.26%, 케이뱅크 13.55%, 토스뱅크 12.69%다. 이중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은행 전체 평균 15%보다는 낮다. CCyB적립으로 인해 건전성 비율이 더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이 두 은행은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출 취급 한도를 줄여 이를 방어하기도 여의치 않다. 케이뱅크는 주식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고 토스뱅크는 이제서야 성장궤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더욱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야하는 처지다. 

결국 답은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사실상 마지막 남은 카드다. 이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 건전성비율 하락 방어, 대출 영업의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도 여의치 않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주주들이 상황도 녹록지 않아서다.

대출 문턱 상승 연쇄효과 나타날까

인터넷전문은행이 CCyB적립으로 인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게 될 경우 이들의 주 고객층이었던 대출 차주들이 시중은행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 다른 시중은행 역시 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금융당국이 CCyB적립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손실흡수능력 확대다. 현재 금융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미래에 혹시 모를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완충자본을 마련해두자는 취지다. 

핵심은 CCyB적립이 손실흡수능력 확대의 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CCyB적립 신용, 즉 대출등을 통한 유동성이 시장에 많이 공급했다고 판단이 들면 적립 비율을 상향하고 반대의 경우 적립 비율을 하향하는 등 경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시 말해 CCyB적립이 상향된다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일부 은행의 경우 CCyB적립 등을 위해 내년 경영계획을 다시 세우면서 시장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줄이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즉 연간 취급 대출액을 올해보다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은행 재무부서 관계자는 "CCyB적립금에 더해 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공급할 예정인 연간 대출총액을 줄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이라며 "연간 대출 취급 총액을 줄인다면 자연스럽게 우량고객 위주로 여신을 취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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