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가중되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보험업권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은행권에 이어 보험권에도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금감원장은 전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축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보험개발원이 주최한 이 세미나엔 생명·손해보험사 CEO 40여명과 각 보험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보험은 신뢰와 상부상조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기에 장기고객이자 계약 상대방이 되는 국민과의 발전적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국민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보험사들이 서민들의 짐을 나누어지게 된다면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지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또한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보험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장기 자금공급자로서 국가경제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지속해준다면 다시금 국가경제와 함께 성장하며 더 큰 과실을 누리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안전자산인 장기채권에 주로 투자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저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역시 대부분 장기채에 쏠려있는 만큼,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고객과의 장기 계약을 책임지는 보험사들은 현상황에서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는 위험요인까지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혁신 노력에 대한 당부도 나왔다. 이 원장은 "보험사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모든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앞으로 보험사의 성공 조건은 영업조직의 크기가 아닌 혁신을 통해 좋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관련기사 : 독감 치료비 20만→100만원…금감원 "과열경쟁 자제하라"(11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