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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치료비 20만→100만원…금감원 "과열경쟁 자제하라"

  • 2023.11.02(목) 17:33

손보사에 "상품심사기준 준수·내부통제 강화" 당부
금감원장 "업권 내부통제 고도화…연내 개선" 주문

금융감독원이 보험사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실손의료보험으로 대비할 수 있는 독감 치료비 보험금을 100만원까지 올리는 등 보험사들이 무리한 '제 살 깎기' 영업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관련기사 : 가입연령도 환급률도…보험사'아슬아슬' 영업 경쟁(10월30일)

금감원은 이같은 출혈경쟁 원인이 허술한 내부통제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내부통제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연내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보험상품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경쟁 및 판매중단 사이클/그래픽=비즈워치

금감원은 2일 서울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14개 손해보험사 임직원들과 만나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경쟁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에 대한 유의사항을 전달했다.

올초부터 '과보장 보험상품 출시→다른 보험사로 확대→과당경쟁·판매급증→금융당국 판매중단 및 상품개정 권고' 악순환이 1~3개월 간격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가 과당·출혈경쟁에 매몰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금융당국은 올 3월에는 운전자보험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한 보험사에 감독행정을 실시했다. 지난 8월에는 간호·간병보험의 입원일당 보장액을 2만원에서 26만원으로 확대한 손보업계에 자율시정을 권고했다.▷관련기사 : [인사이드 스토리]DB손보에 날아온 '변호사 비용'(4월10일)

최근엔 한화손해보험의 독감 보험이 문제가 됐다. 이 손보사는 지난달 10일부터 독감에 걸려 치료받을 때 최대 1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토록 보장한도를 확대했다. 보장금 확대 후 20여일 만에 판매량이 10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4900건이 팔리면서 전산이 마비될 정도였다.

하지만 보장한도 확대가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실손보험으로 이미 진료비를 받을 수 있는 데다, 특약이 포함된 종합보험 월 보험료는 1만~2만원 수준이어서 보험금을 노린 과잉진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금감원이 나서 독감에 대해 보험사들이 과다한 보험금을 책정했다고 지적했고 한화손보는 지난 1일부터 보장금액을 20만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김범수 금감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은 "의료 이용자의 초과이익으로 도덕적 해이·과도한 의료행위가 유발되면 실손의료보험료 및 국민건강보험료가 상승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손보사에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의 '상품심사기준'을 준수해 보장위험에 맞는 보장액을 설정하라고 통보했다. 또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과 관련해 손보사 내부통제 운영실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이는 전날 임원회의에서 이 원장의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 이 원장은 각 감독·검사국에 금융사 내부통제를 고도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업권별 내부통제 개선방안에 미흡한 점이나 제도 시행시기 및 시행방식 등을 개선하고, 실제 금융사에서 제대로 적용·운영되는지 점검해 연내 보완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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