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진화를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번 비상계엄의 여파가 잠잠해질 때까지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4일 계엄 선포·해제 관련 임시 회의를 열고 시장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시장 안정화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먼저 이날부터 비정례 RP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RP란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확정된 금리를 주고 재구매를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한은이 이를 매입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의미다.
쉽게 얘기해 시장의 냉각으로 자금이 돌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한은이 직접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얘기다.
원화가 원할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RP매매 대상증권과 대상기관도 확대한다. 사들이는 대상이 되는 증권과 기관을 확대해 유동성을 적극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달러/원 환율 급상승 등 환율시장 안정을 위해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시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어제 새벽 1440원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은 소폭 진정됐지만 여전히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13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은행법 제64조 및 제80조에 의거한 대출 필요시, 즉 금융기관 혹은 기업들의 급격한 자금 애로가 발생했다고 판단할 경우 금통위 의결을 거쳐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한다.
마지막으로 원활한 지급결제를 위해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를 확대하고 담보 설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병행된다.
이날 금통위 내용 브리핑에 나선 박종우 한국은행 통화정책·시장 담당 부총재보는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강건한 대외건전성으로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면서도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