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28분 '비상계엄' 선언으로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4일 오전 4시30분 계엄 해제가 선언됐지만 대내외적으로 정치 불안이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F4(Financial 4, 최상목 경제부총리·김병환 금융위원장·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이복현 금융감독원장)는 뒷수습에 분주하다. 이들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4일 오전 7시 김병환 위원장과 이창용 총재, 이복현 원장 등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회의를 통해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된 만큼 주식시장과 금융·외환시장 정상 운영을 결정했다.
다만 시장이 완전 정상화 될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기로 했다.
이후 10시에는 주요 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도 주재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기업 경영활동, 국민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팀이 경제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 신용평가사와 미국 경제라인, 국내 경제단체와 금융시장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상황을 신속히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24시간 경제·금융상황 점검 TF(기획재정부 1차관 팀장)를 운영해 실물경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챙긴다는 방침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려면 국민과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가 합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와 고용, 소비 등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각 경제주체들이 각자 영역에서 일상적인 생업과 기업활동을 이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도 증시 안정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7%(49.37포인트) 급락한 2451.6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시장과 자금시장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한다. 아울러 금융사 외화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금융사고와 보안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각 금융사에 내부통제시스템 등 점검을 주문했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 역할을 맡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임시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RP(환매조건부채권) 매매 대상증권과 대상기관을 늘리고, 필요하면 전액공급방식 RP매입을 실시한다. 채권시장은 국고채 단순매입과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외화 RP 등으로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금감원도 이복현 원장 주재로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점검회의를 갖고 이상징후 탐지 시 관계기관과 공조해 필요한 모든 안정조치를 실행한다. 외은지점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과와 간담회를 진행해 우리나라 대외 건전성 등에 대해 적극 소통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금융애로 상담센터 운영을 통해 필요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투자자 불안심리에 편승한 허위·풍문 유포행위에 대해선 증권선물위원회와 거래소, 검찰 등과 긴밀히 협조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