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가 예상한 4사 합산 연간 순이익은 약 17조원. 2023년 연간 순이익보다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호실적은 역대 최대 반기 순이익을 낸 지난해 상반기부터 예상됐었다. 이후 하반기 들어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이 이자이익으로 재미를 보자 관련업계에서는 금융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이 확실시됐다는 관측을 속속 내놨다. 이자장사에 대한 눈총도 벌써부터 따갑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16조7148억원이다. 직전 합산 최대 연간 순이익을 기록한 2022년 15조530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자, 2023년 합산 총이익인 14조9279억원보다 12% 불어난 규모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14조2663억원)에서 이미 2022년 연간치의 91.8%를 채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크게 떨어진다고 해도 연간 최대 실적 타이틀을 갈아 끼우는 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KB금융 7007억원, 신한금융은 7354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5629억원, 4006억원으로 점쳐진다. 직전인 3분기보다는 줄어들지만 2023년 4분기보다 적게는 26.8%에서 많게는 488%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들의 '역대급' 이자이익이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이자이익이 급증한 건 대출자산 성장과 함께 가계대출 가산금리 인상이 주효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각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예대마진이 확대된 영향이다.
각 은행들은 지난해 1분기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배상 비용 지출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각 은행들이 1~2분기 합산 이자이익으로 20조원 이상을 확보, 지난해 상반기에 합산 사상 최대 반기 순이익인 9조3527억원을 손에 쥐었다. 1~2분기 이자이익은 2022년 15조원, 2023년 16조원 이상으로 증가해왔다.
1~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1조원을 넘어섰다. 4분기는 대손충당금과 성과급, 희망퇴직 등의 비용 반영으로 순이익 자체는 줄었지만 이자이익으로 인한 성과는 계속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 들어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환차손 부담도 있을 것"이라면서 "통상 4분기에 각종 비용을 처리하기에 분기 실적은 주춤할 수 있지만 연간으로는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