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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선점하고 있는 '모임통장'이 인기를 끌자 최근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이 잇단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모임통장은 한 계좌에 담긴 돈을 여러 명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낮은 금리로도 새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줄어들고 있는 예금잔액도 확보할 수 있어 금융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2022년 신한은행은 저조한 이용률로 모임통장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3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SOL모임통장은 계좌 개설 및 앱 설치 없이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 초대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외에도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모임통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은 새 뱅킹 앱인 '뉴원뱅킹'에 모임통장 기능을 선보였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통장에 모임 기능을 연결해 모임통장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올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모임통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시스템이 마련되면 저축은행중앙회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에서 모임통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들 금융사들이 앞다퉈 모임통장 서비스에 진출하는 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가 2018년 선보인 모임통장 서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이 8조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돼 가입자도 1130만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신규 고객의 약 42%가 모임통장을 통해 유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모임통장에서 오가는 돈은 큰 이자비용이 나가지 않아 저원가성 예금 확보가 가능하다. 대부분 수시 입출금통장 형태로 운영되는데 기본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 및 저금리 등으로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이 줄면서 금융권이 모임통장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게 모임통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