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의 권고치 기준을 현행(1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기본자본 비중을 확대해 보험사 자본의 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자본 질 개선을 위해 기본자본 비중을 높이고 킥스 비율 권고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관련 사안은 오는 11일 예정된 보험개혁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킥스 비율 권고치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있어 기본자본 비율을 높이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다만 권고 기준을 150%로 삼고 있는데 이를 조금 낮추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사들의 자본 질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달 27일 보험사 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자본의 질을 좋게 강화하는 방안과 불필요한 후순위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복현 "보험사 후순위채 부담 커…자본규제 완화 고민"(2월27일)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보험금)과 현재 보험사가 어느 정도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통해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현재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은 150%이다.
가용자본은 다시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뉜다. 기본자본을 늘리려면 유상증자, 보험사 순이익 성장을 통한 이익잉여금 증대 등이 필요하다. 보완자본은 자본증권 등을 통해 늘릴 수 있는데 후순위채 발행이 대표적인 확충 수단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8조3250억원 규모의 보완자본 증권을 발행했다. 후순위채가 약 6조원, 신종자본증권이 2조2000억원 정도였다. 올 들어서도 후순위채 발행은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킥스' 부담 커진 보험사…후순위채 흥행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2월12일)
금융투자시장에선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지속돼 지난해 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의 추가 발행, 그 동안 자본증권 발행에 보수적이던 대형 보험사들도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킥스 비율 유지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 등 보완자본 중심으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자본 건전성의 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보완자본은 손실흡수성에 일부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기본자본에서 차감해 보완자본으로 재분류한 항목인 까닭이다.
실제 후순위채 등은 요구자본의 50%만 인정받아 자본확충 효과가 제한적이다. 반면 일반채권보다 금리가 높아 보험사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진다. 올해도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본 질 개선을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 이유다.
금융당국은 킥스 제도 개선으로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보완자본을 늘리기보다 유상증자 등으로 기본자본을 확충하는데 주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