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의 투자를 통해 보낼 타구가 우리경제를 가장 크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스위트 스팟'을 잘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란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서 공을 쳤을 때 가장 큰 힘을 내 멀리보낼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뜻한다.
어제(17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별관 8층에서는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 및 금융기관 간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야구 용어에 비유하며 생산적 금융 대전환에 대한 금융권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이 생산적 금융을 야구 용어에 빗댄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월 열린 제1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도 "추진 과제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과 프로젝트를 정교하게 선별하고 리스크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금융의 선구안"이라고 말했다.
선구안은 야구에서 타자가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를 가려내는 능력이다. 스위트 스팟과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하면서도 갖추기 어려운 요소로 여겨진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금융권은 이 선구안이 부족했다며 반성의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은행의 역할들이 조금씩 외부로부터 비판받고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첨단 산업 융자를 한다던지 투자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인력 양성에 금융회사들이 소홀히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는 채용도 했다"며 "그런 선구안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동안 담보 위주의 융자를 해왔던 것도 내부적인 반성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양종희 KB금융 회장도 "결국 능력이 있어야 좋은 곳에 투자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선의의 경쟁만큼 진정된 협력, 5대 금융지주들간 협력 관계 그리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협력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위와 산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 회장은 "국민성장펀드 성공의 핵심은 결국 얼마나 시장 정보나 현장의 목소리를 금융위, 산은 그리고 각 은행들이 적시에 교류하느냐에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의 앵커 역할은 산은이 한다"며 "산은이 시중은행들과 긴밀한 위치에 서서 서로 상의하고 기업 심사 선정, 여신 관리,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산은과 긴밀히 협력하도록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한 생산적 금융 본부를 여의도에 두겠다고도 언급했다.
임 회장은 또 "RWA 규제 혁신이 기업 금융을 해나갈 때 큰 도움이 된다"며 "계속해서 규제도 지적되고 있는 만큼 금융권의 목소리를 많이 수용해서 좀 더 속도감 있게 (혁신)하는 것이 앞으로 운영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이날 참석한 5대 금융지주는 각자 10조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스스로도 국민성장펀드를 두고 "그 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고 지칭하며 "기존의 마인드와 업무방식을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어려운 길로 표현하고 있다. 지주 회장들의 발언 역시 여러 고민들이 묻어나 있다.
선구안을 갖춰 스위트 스팟을 강타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권의 실험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