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이 소액주주 반발과 금융당국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표면적 쟁점은 주식교환 비율이지만, 일반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의 설명 책임을 중시하는 시장 눈높이가 본질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당국의 바뀐 기류도 더욱 확연해진 분위기입니다. 과거처럼 법적요건을 갖췄다고 속전속결로 처리되는 시대가 지나고 소액주주 등과의 소통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우리금융이 간과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 법령 전문가인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놓친 게 법이 아니라 주주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교환가액 논란에 금감원 정정 요구까지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교환가액입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1주당 우리금융 보통주 0.2521056주를 지급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동양생명 주식 약 4주를 우리금융 주식 1주로 바꿔준다는 얘기죠. 교환가액은 우리금융 3만4589원, 동양생명 8720원으로 산정됐습니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의 100% 완자회사가 되고요.
동양생명 소액주주들은 이번 교환가액이 우리금융이 과거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당시 가격인 주당 1만562원보다 17%가량 낮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만 이 역시 좋은 조건은 아닙니다. 매수예정가격은 8505원으로 교환가액(8720원)보다 낮습니다. 주식교환에 반대해 현금화를 택하더라도 공개매수처럼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렵죠. 소액주주들이 교환비율 재산정이나 별도 주주 보호 방안을 요구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세금도 붙습니다. 개인 소액주주 양도차익 소득세는 비과세지만 이번 주식교환은 증권거래세 면제 대상이 아니어서 양도가액의 0.35%가 과세됩니다. 교환가액 기준 주당 세금은 약 31원입니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낮은 교환가액 논란에 더해 소액주주가 체감하는 조건을 더 불리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법적 문제 없다는 우리금융
금감원도 우리금융이 제출한 동양생명 주식교환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정정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관련 내용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회사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신고서 효력이 정지되면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완전자회사 편입 일정에도 변수가 생겼습니다. 동양생명은 7월24일 임시주주총회, 8월11일 주식교환, 8월 말 상장폐지를 예정했지만 밀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우리금융은 1700페이지에 달하는 증권신고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처지가 됐고요.
우리금융은 법적으로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동양생명 자기자본이 2024년 3월 말 2조1900억원에서 2025년 말 1조5500억원으로 줄어 주당 장부가치가 낮아진 점 등을 교환가액 하락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다만 순자산 평가 배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과거 대주주 지분 인수 때 0.75배에서 이번 주식교환 때 0.88배로 높아졌다고 강조합니다. 자기자본 감소로 주당 가격은 낮아졌지만 순자산을 평가한 배율은 더 높게 적용했다는 논리입니다. 또 동양생명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마이너스(-)라 자체 배당도 어려운데 우리금융 주주로 전환되면 주주환원 정책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금융 내부 관계자는 "중대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절차상 보완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주보호 눈높이 달라졌다
그런데 이번 일을 단순히 교환비율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과거엔 법정 산식에 따른 절차적 적법성이 주로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과 회사의 설명 책임까지 함께 요구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주주 설득 및 소통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죠.
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과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장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입니다. 임 회장이 영입한 성 대표 역시 금융위 보험·은행과장 등을 두루 거쳤고요. 두 사람 모두 금융 관련 법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들입니다. 법적 논란을 만들리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법적 하자가 없으니 일반주주들도 받아들일 거라는 판단에 있었던 것이죠.
김대종 세종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는 상장법인 간 합병이나 주식교환 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명시된 산식만 맞추면 금감원 서류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최근에는 교환비율 산정 과정이 소액주주에게 공정했는지, 소액주주가 소외되지 않았는지를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에 지난달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일반주주 반발이 제기되자 주식매수청구가격을 기존보다 30%가량 상향 조정했습니다. 2024년 두산그룹의 지배 개편 과정에서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싸고 주주 반발과 금감원 정정 요구가 이어졌고, 두 회사의 주식교환 계획은 결국 철회됐습니다.

공개매수 선택 못 한 속사정…주주설득 관건
우리금융 입장에선 당장 해법을 내놓기도 어려운 처지이긴 합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공개매수가 더 직관적인 현금화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2017년 KB금융은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화 과정에서 프리미엄을 반영한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 남은 지분을 주식교환으로 처리했습니다. 소액주주에게 현금화 선택지를 먼저 준 셈입니다.
우리금융도 공개매수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4대 금융지주 중 상대적으로 자본 활용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게 걸림돌이 됐습니다. 우리금융은 대주주 인수가격으로 동양생명 소액주주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할 경우 3600억원 이상의 현금 지출과 CET1 0.12%포인트(p) 하락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약속한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계획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현금 유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죠.
결국 우리금융이 현재 방침을 고수할지 추가적인 주주 보호 방안을 내놓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중시하는 시장 환경이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