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은행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지만 실제 은행들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자금이 증시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대규모 자금 투자와 호황을 맞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은행에 뭉칫돈을 넣으면서 이를 상쇄하고 있어서다.
은행권에서는 증시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이 기업을 거쳐 다시 은행으로 들어오는 '유동성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판매도 급격히 늘어나며 수수료 수익도 확대되고 있다.
증시로 머니무브? 기업 자금 다시 은행으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시로 빠졌던 은행의 정기예금을 비롯해 요구불예금과 MMDA(자유입출금상품) 등 단기성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코스피가 첫 8000선을 넘겼던 지난달에는 30조원 넘는 자금이 은행에 몰렸다.
지난해 12월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총 수신 규모는 1795조6858억원이었다. 코스피가 처음 5000을 넘어섰던 1월 은행의 수신 규모는 전월 대비 3조7182억원 줄었다.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2월엔 전월 대비 수신 규모가 28조1021억원 늘었으나 3월엔 증가폭이 5000억원 아래로 둔화했다. 이후 코스피 6000선을 돌파한 4월 수신 규모는 다시 10조원을 넘어섰고, 8000선을 넘어선 지난달엔 31조9905억원 규모의 수신 자금이 몰렸다.
반도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성장 수혜 기업들의 자금이 수신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실제 5월 늘어난 수신의 대부분은 기업을 통해서 불어난 자금이다. 5월 한 달 새 늘어난 기업의 정기예금은 7조3202억원, 초단기자금인 요구불예금·MMDA는 21조1382억원 증가했다. 늘어난 총수신 가운데 89%가 기업성 자금이다.
같은 달 개인은 은행 예금, 요구불예금 등에서 8조4066억원을 인출해 증시로의 머니무브 흐름을 이어갔다. 개인과 기업이 서로 다른 자금 흐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 활황으로 은행 내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발생했지만 반도체·인공지능(AI) 업황 호조로 관련 기업들의 현금이 늘면서 예금 등을 통해 해당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들어오며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활황에 ETF 판매 수혜도
은행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또 있다. 증시 활황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가 늘면서 은행권의 ETF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4대 은행의 ETF 판매액은 46조원을 넘어섰다. 5월 말 기준 ETF 판매액은 46조3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판매액인 20조2982억의 2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해 수천억원대 수준이던 월 판매액이 올해 들어 조 단위로 뛰었다. 지난해 ETF 판매액의 3배를 넘어선 은행도 나왔다.
은행 관계자는 "과거 증시 상승기에 은행 자금이 이탈하는 것이 공식이었지만 지금은 활활 속에서도 기업성 예금과 ETF 판매를 통해 은행의 자금과 수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