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실제 그 집에 살지 않으면 이자상환액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근로소득자 가운데 무주택 세대주가 주담대를 받는 경우 대상인데, 여기에 '실거주' 요건이 더해지면서 세제 혜택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대출 총량 관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대출을 조인데 이어 세제도 '실거주자'만 우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춘 것이다. 갭투자·명의대여성 대출자도 혜택에서 배제돼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세제도 매수는 '실거주' 중심으로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주담대(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적용 대상을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로 한정하기로 했다.
취학·질병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는 예외로 인정하되, 그 외 전세를 주거나 비워둔 주택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적용 시기는 내년 1월1일 이후 이자 지급분부터다.
다만 올해 12월31일 이전에 설정한 주담대는 2029년까지 종전 규정을 적용받는 경과조치를 뒀다. 2027년 신규 대출자부터 순차 적용되는 구조로, 기존 대출자는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현행 제도는 △무주택 세대주가 △기준시가 6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10년 이상 상환 조건으로 대출받아 △이자를 갚으면 최대 2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세대주가 직접 공제를 받는 경우 실거주 요건이 없었다. 세대주가 공제받지 않아 세대원이 대신 받는 경우에만 실거주 요건이 적용됐다.
이번 개정은 세대주·세대원 구분 없이 '실거주' 요건을 일원화한다. 전세·월세 관련 소득공제가 이미 실거주를 전제로 설계된 만큼 "근로자의 주택 관련 세제 지원 간 정합성을 맞췄다"는 게 재경부 설명이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브리핑에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는 그동안 거주 요건이 없었다"며 "앞으로는 거주에 한정해 소득공제를 적용, 현재 혜택을 받는 대출자는 2029년까지 3년간 혜택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세 낀 매매, 이른바 갭투자성 대출은 대출 한도 제한에 이어 이자상환 소득공제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 거주는 다른 사람이 하는 '명의대여성 대출'도 마찬가지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갭투자나 명의대여성 대출도 세제 혜택에서 배제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금융을 비롯해 세제까지 '거주'에 따라 유불리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부부 따로 살아도…전세 소득공제는 확대
반면 전세자금(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는 확대된다. 매수 관련 대출은 실거주 중심으로 조이고, 임차 관련 대출은 지원을 넓히는 셈이다.
현재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는 무주택 세대주 1인만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무주택 부부가 직장 문제 등으로 주거를 달리하는 경우 각각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대전과 대구에 따로 살게 된 무주택 신혼부부가 각각 전세금 1억5000만원과 1억원을 대출받았으면 현재는 1명만 공제받아 혜택은 240만원에 그친다. 개정 시 부부가 각각 240만원과 160만원을 받아 총 4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른바 '혼인 페널티'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관련기사: "잔금대출 안나와 입주 못해"…대통령 "황당무계한 일 최소화"(7월23일)
대출 이어 세제까지…'실수요자' 기조 재확인
이번 조치는 앞서 정부가 추진 중인 가계대출 규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지난해 6월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6개월 이내 전입신고를 의무화했다.
이어 10월15일에는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대출 규제를 추가로 강화했다. 지난해 7월 시행된 스트레스 DSR 3단계(수도권)로 가계대출 한도 산정이 깐깐해진 데 이어, '실거주 없는 대출'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 당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세제혜택까지 '실거주' 우대로 방향을 정했다.
실거주 여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경부는 세대구성원 전원 실거주를 원칙으로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대통령령에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개정안 세부 시행방안에 따라 금융회사에 실거주 관련 서류확인 등 역할이 부여될 경우 일부 여신심사 절차가 추가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