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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한일시멘트 허기호, 사상 최대 77억 ‘배당 맛’의 비밀

  • 2023.03.22(수) 07:10

한일홀딩스 2022년 247억 사상최대 배당
2018년 지주전환 이후 지분 10%→31%
맞물려 배당↑…버는 족족 고배당 가능성

건설자재 중견그룹 한일시멘트의 지주회사 한일홀딩스가 ‘곳간’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주주들로서는 노날 일이다. 최대 수혜자인 ‘허(許)’씨 오너 3세 경영자 허기호(57) 회장은 77억원의 ‘돈 맛’을 보게 됐다.  

앞으로도 버는 족족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너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더라도, 오직 홀딩스 지분을 지배기반으로 하는 허 회장이 4년 전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짜임새 있는 배당 유입 구조를 만들어놓아서다. 

허기호 한일시멘트그룹 회장

첫 분기 배당 이어 사상 최대 배당

22일 한일홀딩스에 따르면 2022사업연도 전체 배당 규모는 주당 800원(액면가 1000원), 총 247억원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분기배당 220원(68억원), 결산배당 580원(179억원)이다. 사상 최대 배당이다. 2021년에 비하면 45%, 250원(88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일홀딩스는 시멘트·레미콘·레미탈 등 건축자재를 비롯해 레저·무역·투자 등 4개 분야 14개 계열사의 정점에 위치한 지주회사다. 배당금과 브랜드수수료, 임대수익 등이 수입원이다. 이 가운데 주력 사업자회사 한일시멘트㈜로부터 유입되는 배당금이 주(主)수익원이다. 

2022년도 사상 최대 배당은 자회사의 배당수익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작년에는 거액의 부수입이 생겼다. 한일홀딩스의 작년 영업이익(별도)이 2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억원) 늘어난 가운데 배당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은 844억원으로 무려 222.2%(582억원) 급증한 이유다. 

작년 5월 IT 자회사 한일네트웍스 매각에서 비롯됐다. 지분 50.1%를 1030억원을 받고 유베이스에 넘겼다. 처분이익 773억원이 발생했다. 한일홀딩스가 분기배당을 실시했던 것도 실은 처분이익의 주주환원 차원에서 이뤄졌다. 1969년 11월 상장 이후 연 1회 결산배당에서 사상 첫 분기배당이다. 

허기호, 한일홀딩스 배당수익

주식담보 빚 상환에 요긴할 듯

고수익 고배당은 주주이익 환원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최대 수혜자가 1대주주가 될 수밖에 없는 만큼 오너인 허기호 회장 입장에서도 전례 없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허 회장은 한일홀딩스 최대주주로서 지분 31.23%를 보유 중이다. 2022년 배당으로 77억원을 챙기게 된다. 전년보다 27억원가량 불어난 액수다.  

빚을 갚는 데 요긴하게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 회장 소유의 현 홀딩스 지분 중 담보로 질권설정된 주식은 13.75%다. 작년 초에 비해 5.6%p 감소했다. 대출액도 210억원으로 62억원가량 축소됐다. 작년 중반 잇달아 상환한 데 따른 것이다. 배당수익이 한 몫 한 정황이다. 

게다가 허 회장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더라도 지주사 한일홀딩스는 향후에도 버는 족족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소액주주들로서는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2018년 7월 지주 전환을 계기로 ‘허 회장→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 각각의 지분 강화가 이뤄진 뒤 배당수익은 역으로 ‘허 회장←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로 확대·유입되는 추세를 보여 온 데서 비롯된다.  

한일홀딩스, 한일시멘트 배당수익

오롯이 홀딩스 31%로 계열 장악

2018년 7월 모태기업 옛 한일시멘트㈜는 한일홀딩스(존속·지주)와 한일시멘트㈜(신설·사업)로 인적분할, 지주 체제로 전환했다. 11월에는 홀딩스가 한일시멘트㈜ 주주 대상으로 총 1700억원의 현물출자·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허 회장은 지주 전환 당시 홀딩스 지분이 10.11%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일시멘트㈜ 지분(10.11%)을 전량 지주로 갈아탄 뒤에는 22.91%로 뛰었다. 12월에 가서는 가족회사 중원㈜(옛 중원전기) 지분 38.09%(168억원) 매각대금을 재원으로 중원㈜ 소유의 홀딩스 5.8%(213억원)를 인수했다. 

이어 한일홀딩스의 2018~2020년 3차례에 걸쳐 자사주(8.08%) 소각으로 지분은 한 단계 더 ‘레벨-업’ 됐다. 허 회장이 31.23%를 보유 중인 이유다. 다른 계열사 주식은 전혀 없다. 홀딩스 지분이 경영권 자체인 셈이다. 

다음은 한일홀딩스 차례다. 2020년 8월 각각 자회사로 있던 현대시멘트 인수(2017년 7월·84.24%) 특수목적법인(SPC)인 HLK홀딩스와 한일시멘트㈜를 합쳤다. 이에 따라 홀딩스의 한일시멘트㈜ 지분은 34.67%에서 60.90%로 확대됐다. 현 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지배체제가 만들어진 게 이 때다. 

허기호, 한일홀딩스 지분 자금 흐름

배당수익, 2017년 14억→2022년 77억

한일홀딩스가 한일시멘트㈜ 지분을 갑절 가까이 확대한 2020년은 한일시멘트㈜의 배당기조가 확 바뀐 시기이기도 하다. 설립 초기인 2018~2019년만 해도 총배당액이 많아야 195억원이지만 2020년 340억원(주당 510원․2021년 9월 5000원→500원 액면분할 반영), 2021년에는 360억원(540원)을 풀었다. 2022년에는 402억원(580원)을 지급한다.  

때마침 실적까지 받쳐 줬다. 2020년 이후 시멘트 재료인 유연탄 가격 안정 등 업황 개선으로 벌이가 부쩍 좋아졌다. 순익(연결기준)을 보더라도 2019년 590억원에서 2020~2022년 적게는 860억원, 많게는 1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렇다 보니 홀딩스의 한일시멘트㈜ 배당수익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2018~2019년 65억~68억원 정도에서 2020~2021년에는 215~228억원으로 불어났다. 2022년 결산배당으로는 245억원이 유입된다. 

이는 다시 홀딩스의 배당 확대로 이어지는 추세다. 2019년 138억원(주당 460원)에서 2020년 150억원(510원)→2021년 158억원(550원)을 거쳐 2022년에는 급기야 주주들에게 사상 최대 규모인 247억원(800원)을 푼 것.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허 회장의 주머니도 점점 두둑해질 수밖에 없다. 2017년 소유지분 10.11% 당시 14억원 정도였던 배당수익은 2018년 28.71%로 확대한 뒤로는 2020년까지 적게는 40억원, 많게는 50억원을 챙겼다. 이어 2022년 배당으로 손에 쥐는 액수가 77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한일홀딩스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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