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장종원 기자] 삼진제약이 3년간 담금질한 혁신신약 연구성과를 선보이며, 연구개발 중심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삼진제약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바이오 USA)에서 기업 발표를 통해 면역질환부터 항암분야에 이르는 주요 신약 후보물질과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마곡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난 3년간의 R&D 성과를 바탕으로, 삼진제약이 국제 무대에서 처음으로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전략을 소개한 자리였다. 마곡 연구센터는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선언한 삼진제약의 전진기지로 2021년 12월 문을 열었다.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이번 발표는 그간의 연구성과를 세계 시장에 공유한 뜻깊은 기회였다"며 "발표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과 활발한 미팅을 수행하며,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항암 질환 파이프라인 공개
삼진제약이 가장 앞세운 파이프라인은 각종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신약후보물질로 개발 중인 GPCR(G protein-coupled receptor, G 단백질 결합 수용체) 저해제 SJN314다.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인 SJN314는 자가면역반응에서 과활성된 면역 조절인자를 선택적으로 저해한다.
SJN314는 블록버스터 항체 치료제인 졸레어(Xolair)와는 작용기전이 달라,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JN314는 세포 및 동물실험, 인간 피부 조직 기반 모델 실험에서도 뛰어난 약효를 확인했다.
SJN309는 삼진제약의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핵수용체 계열 전사인자를 표적한다. SJN309는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글로벌 진출 및 파트너링 촉진을 위한 우수 신약개발 지원' 과제로도 선정됐다.
SJN309의 표적이 되는 핵 수용체는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T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일종의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로, 이를 차단하면 T세포 기능이 회복되고 종양에 대한 면역 반응이 촉진된다.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 최적화 및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ADC 플랫폼으로 차세대 혁신신약 개발
삼진제약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도 두가지 차세대 기술 플랫폼을 선보였다. 온코스타브(Oncostarve) 플랫폼은 암 특이적 대사기전을 타깃으로 개발된 신규 페이로드 기반 기술로 기존 세포독성 계열 대비 강력한 암세포 살상력과 낮은 정상세포 독성을 특징으로 한다.
온코플레임(Oncoflame) 플랫폼은 선천면역을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의 페이로드를 활용해 개발된 기술로, 독성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우수한 항암 효능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온코스타브 기반 ADC 파이프라인인 'SJA71'은 동물 이종이식 모델에서 낮은 용량으로도 완전한 종양 관해를 유도했고, 내성 모델에서도 우월한 효능을 확인했다. 온코플레임 기반 SJA21은 낮은 용량에서도 강력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기존 STING 기반 ADC 대비 개선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이 연구센터장은 "ADC 분야에서는 노벨티노빌리티, 에이피트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텍과도 협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인력을 충원하고 협력을 확대해 ADC 역량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듀얼페이로드 기반의 차세대 ADC 및 이중항체 등 신규 모달리티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이번 바이오 USA 기간 동안 약 30여 개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텍과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으며, 자사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면서 글로벌 기술이전과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