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비만 치료제의 '거품 빼기'였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비만 치료제 가격 경쟁을 통한 '대중화'를 선언했고, 고금리 여파에 천문학적 M&A 대신 알짜 기술 쇼핑에 집중했다.
비만 치료제, '명품'에서 '생필품'으로
올해 행사의 최대 화두는 비만 치료제의 '가격 파괴'였다. 일라이 릴리가 경구용 비만약 '오포글리프론'의 목표가를 '스타벅스 커피값(5달러)'으로 제시하고, 노보 노디스크가 이에 맞서 '월 149달러 프로모션'을 전격 가동하며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비만약 시장이 고가·주사제 중심의 '초기 시장'을 지나, 저가·경구제 중심의 '대중화 시장'으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화이자 CEO "비만약은 비아그라처럼, 보험급여가 없더라도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메가 M&A'는 없었다
수십조원이 오가는 '메가 M&A'는 자취를 감췄다.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빅파마들은 지갑을 여는 데 신중했다.
일라이 릴리는 면역, 염증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벤틱스 바이오사이언스를 12억달러에, 암젠이 영국 다크블루 테라퓨틱스를 8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다만 미국 머크(MSD)가 항암제 개발사 레볼루션 메디신스를 280억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올해 초대형 M&A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물보안법도 막지 못한 中 기술력
미국의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거래 현장에서 '차이나 패싱'은 없었다.
애브비는 중국 바이오 기업 레미젠의 이중항체 항암제 후보물질 'RC148'을 선급금 6억5000만달러 포함한 최대 56억달러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티스도 중국 사이뉴로파마슈티컬스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뇌로 전달하는 항체 기술을 최대 17억달러에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생물보안법은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에서는 장벽이 됐지만,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중국의 기술력을 막지 못했다.
K-바이오 화려한 메인트랙, 그 뒤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인트랙에서 압도적인 수주 성과와 6공장 비전을 발표하며 '글로벌 톱티어'의 위상을 과시했다. 셀트리온 역시 신약개발사로의 변신을 선포하며 행사장 중심에 섰다.
하지만 그 외에는 잠잠했다. 다수의 국내 바이오텍이 참가했지만, 구체적인 기술이전 성과나 대형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다만 이번 행사에서 심은 씨앗(파트너링)이 올해 실질적인 열매(계약)로 돌아올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