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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톺아보기]뇌·척수까지 '유전자 약물 전달' 진에딧

  • 2025.11.29(토) 10:00

한국인 공동 창업한 미국 바이오텍
유전자치료제 최대 난제 해결 도전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은 신약 개발의 전쟁터입니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차별화된 기술을 무기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핵심 기술과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일반인 독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조명해봅니다. [편집자 주]

유전자치료제는 사람 몸속 유전자의 문제를 바로잡아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최근 국내외 신약 개발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혈우병이나 근육 위축, 유전성 뇌질환 등 지금까지 완치가 어려웠던 질환도 치료 가능성이 열려 있어 신약 개발 도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대부분 약물은 혈액을 타고 이동하다가 간에서 흡수돼 버리고,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CNS)에는 거의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효과적인 유전자치료제라고 하더라도 몸속 목표 장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유전자치료제, 뇌·척수 등 약물 전달 한계 도전

이 난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바이오텍이 있습니다. 진에딧(GenEdit)은 2016년 UC버클리대 바이오공학 박사인 이근우 대표(CEO)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미국에서 공동 설립한 바이오기업인데요. 이 회사는 뇌와 척수 같은 '난공불락' 조직까지 유전자 약물을 전달하는 자체 플랫폼 기술을 통해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치료제를 목표로 하는 장기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있어 바이러스(아데노연관바이러스 등)나 지질 나노입자(LNP) 등이 주로 사용되지만, 두 방식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바이러스 전달체는 면역 반응 유발 가능성이 높고 반복 투여가 어려운 문제가 있고 LNP는 대부분 간으로만 전달되므로 중추신경계나 기타 장기까지 도달률이 낮습니다.

진에딧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폴리머 기반의 나노입자에 주목했습니다. 폴리머는 작은 분자가 여러 개 연결돼 긴 사슬이나 구조를 이루는 물질을 말하는데요. 작은 블록을 이어 붙여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약물을 보내고 싶은 장기나 조직에 맞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또 바이러스처럼 면역 반응을 강하게 일으키지 않아 안전하게 반복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즉, 약물을 '누구에게, 어디로 보낼지' 미리 설계할 수 있는 맞춤형 전달체를 만들기 좋다는 뜻입니다.

맞춤형 유전자치료제 전달 '나노갤럭시'

진에딧 기술의 핵심은 '나노갤럭시(NanoGalaxy)'라는 자체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은 수천에서 수십만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폴리머 조합을 만들어, 그중에서 특정 장기로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진에딧 기업 개요 /그래픽=비즈워치

나노갤럭시는 폴리머의 골격과 측쇄 구조를 다양하게 조합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방대한 폴리머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성질이 다른 수많은 나노입자를 생성합니다. 이후 시험관 실험과 동물 실험,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뇌·척수·폐·비장 등 특정 장기로 잘 전달되는 폴리머를 선별합니다.

폴리머 전달체는 면역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아 반복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나노갤럭시는 약물을 ‘어디로 보낼지’를 설계 단계에서 결정할 수 있는 맞춤형 전달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에딧이 만든 전달체는 기존 기술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뇌와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뿐만 아니라, 폐와 비장 등 다양한 장기로도 약물을 선택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유전자치료제가 주로 간으로만 전달됐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기술이 임상에서 성공적으로 입증되면, 혈우병이나 근육 위축 질환, 유전성 뇌질환 등 지금까지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성 유전질환에서도 새로운 치료 기회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美 제넨텍과 6억2900만달러 기술이전

진에딧은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인 로슈그룹 산하의 제넨텍(Genentech)과 최대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두 회사는 나노갤럭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가면역질환용 핵산 기반 치료제 전달체를 개발 중이며, 올해 5월 첫 번째 연구 마일스톤 달성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한국인 창업 바이오텍이 미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대표 사례로 평가됩니다.

제넨텍과의 협력 외에도 진에딧은 자체적으로 신경학, 면역학, 면역종양학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연구 역량을 확장하고 있고요.

유전자치료제의 잠재력은 크지만, 전달체의 한계가 시장 확대의 최대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진에딧은 방대한 폴리머 조합과 AI 기반 스크리닝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정면에서 돌파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거래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해가고 있습니다. 한국 연구진이 주도해 개발한 이 플랫폼 기술이 중추신경계 난치병과 면역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진에딧은 한국인 연구진이 미국 시장에서도 혁신적인 바이오 기술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나노갤럭시 플랫폼이 실제 임상에서 성과를 낸다면 글로벌 신약 개발에서도 주목받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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