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약가 인하 정책 추진은 투자 위축·의약품 공급 불안·일자리 감축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약가 거품이 3.5조원으로 추산된다. 약가 구조를 정상화해야만 제네릭에 중심의 제약산업에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김윤 더불어민주당의원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정책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을 둘러싸고 제약 업계와 여당 및 정부 사이의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엔 정책당국과 정치권, 산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약가 정책 개편의 방향성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33%에서 40%로 낮추는 약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약가 산정률이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어느 수준의 가격으로 책정하는가에 대한 기준을 말한다. 약가 산정률이 낮아질수록 제약사들의 제네릭 의약품의 수익은 낮아진다.
'정책 부작용 우려·대비하기 위한 시간 필요'
제약 업계에선 수익성 악화에 따른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약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나온 노연홍 협회장은 "국내에 상장된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8%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수익 구조에서 약가 인하가 더해질 경우 연구개발(R&D) 축소는 물론 고용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 지연과 품질 저하로 의약품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제조시설 투자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낮은 저가 의약품의 경우 공급 불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상종 한미약품 상무는 정책 변화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함을 토로했다.
김 상무는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기 위해 약가 인하 정책이 반복적으로 추진돼 왔지만, 그에 따른 산업적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네릭 매출이 연구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산업계가 각자의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제약기업들이 제네릭 연구개발에만 투자해 왔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에만 40개가 넘는 신약이 출시됐는데, 이는 제약업계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해 온 결과"라며 제네릭 과의존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정부 여당 "산업 전환 위해 불가피"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은 약가 인하 정책 추진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와 제네릭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해서 약가 인하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는 단순 약가를 낮추겠다는 것이 아니라 산업 재편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제네릭 가격이 높았던 것은 20년 넘게 유지되어 왔고, 선진국 대비 1.7배나 높은 수준"이라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약가 거품이 3.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과도한 제네릭 약가가 건강보험 재정에 3.5조원의 손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라 꼬집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제약 업계의 생태계 변화는 소규모 매출로 돈을 벌고, 약가 차익을 위해 품목허가만 받는 제약 기업들이 양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약가 구조를 정상화해야만 제약산업의 혁신·연구개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 인하 정책을 설계한 보건복지부도 제약 산업의 혁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은 "전체 제약사의 약 10%에 해당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48곳 가운데에서도 전체 매출액 대비 제네릭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이 3분의 1에 달한다"며 "우리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기업은 여전히 제네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약가 제도 개편은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를 보완해 산업 생태계 변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