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으로 인해 국내 제약기업들이 대규모 매출 감소와 경영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약가를 50%대에서 40%대로 낮출 경우 특히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축소,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동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9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59개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응답 기업은 대형기업(연매출 1조원 이상) 7개사, 중견기업(연매출 1조원 미만~1000억원 이상) 42개사, 중소기업(연매출 1000억원 미만) 10개사로 구성됐으며, 이들 기업의 총 매출 규모는 20조1238억원에 달한다.
59개사 연간 매출손실액 총 1조2144억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가제도 개편안 시행시 59개 기업의 연간 예상 매출손실액은 총 1조2144억원으로,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233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매출 손실률은 중소기업이 10.5%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 6.8%, 대형기업 4.5% 순으로 집계돼 중소·중견기업일수록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약가 인하가 예상되는 품목 수는 총 4866개로, 중견기업이 3653품목(75.1%)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형기업 793품목(16.3%), 중소기업 420품목(8.6%) 순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해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 기업들은 약가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이 5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규모별로는 중견기업이 55.6%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고, 대형기업 54.5%, 중소기업 23.9% 순이었다.
R&D·설비투자 대폭 축소 불가피
연구개발 투자 위축도 불가피할 것으로 조사됐다. 59개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24년 기준 1조6880억원에서 2026년까지 4270억원이 감소해 평균 25.3%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당 평균 축소액은 366억원이다.
기업 규모별 연구개발비 감소율은 중견기업이 26.5%로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24.3%), 대형기업(16.5%)이 뒤를 이었다. 혁신형제약 인증기업의 R&D 축소율은 21.6%인 반면, 미인증 기업은 26.9%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투자 위축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는 연구개발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설비투자 규모는 2024년 6345억원에서 2026년 2030억원이 감소해 평균 32.0% 축소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축소율은 52.1%로 가장 높았으며, 중견기업 28.7%, 대형기업 10.3%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당 평균 설비투자 축소액은 135억원이다.
종사자 9.1% 감축 예고…고용 안정성 흔들
고용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들의 현재 종사자 수는 총 3만9170명이지만, 약가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약 1691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체 인원의 9.1%에 해당한다.
감축 인원은 중견기업이 1326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형기업 285명, 중소기업 80명 순이었다. 중견기업의 평균 인력 축소 비율은 12.3%로, 중소기업(6%)의 2배를 뛰어 넘었고 대형기업은 6.9%로 집계됐다.
사업 차질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응답 기업의 74.6%(44개사)는 제네릭(복제의약품) 출시를 전면 또는 일부 취소하거나, 출시 계획을 변경·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이 31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중소기업 8개사, 대형기업 5개사가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주요 이유로 수익성 및 채산성 악화, 사업성 재검토, 개발비 회수 불가, 원가 상승 등 외부 환경 악화를 꼽았다.
비대위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설문 결과에서 드러나듯이 제약산업계는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축소는 물론 고용 감축과 사업 차질 등 전방위적으로 직격탄을 맞게 돼 산업경쟁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면서 "약가정책을 단순히 재정절감 수단으로만 활용해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