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4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드럼세탁기보다 크기는 6분의1로 줄었고, 두께도 29.2센티미터에 불과한 '미니' 드럼세탁기였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았던 것은 세탁기를 벽에 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1년만에 3만3000대가 팔려나갔다. 세탁 한번을 하기 위해 며칠씩 빨랫감을 모아야 했던 불편을 줄였고, 벽에 걸어 공간활용도를 높인 점이 주효했다. 주로 1인이나 2인 가구들이 이 제품을 찾았다.
동부대우전자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들어 생활가전 시장에 '미니 맥스(mini-max) 가전' 바람이 불고 있다. 미니맥스 가전이란 크기는 작아졌지만 기능은 기존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을 제공하는 제품을 의미한다.
미니 맥스 가전이 인기를 끄는 것은 1인 가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이들 계층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형 미니 드럼세탁기 '미니']
[LG전자 미니 드럼세탁기 '꼬망스']
동부대우전자의 '미니'가 인기를 끌면서 LG전자도 세탁용량 3.5kg 제품인 미니 드럼세탁기 '꼬망스'를 내놨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드럼세탁기의 핵심부품인 모터는 기존 고급모델인 트롬에 적용된 DD(Direct Drive)를 적용했다. 트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빨래 기능도 탑재됐다.
[동부대우전자의 150리터 초소형 냉장고]
동부대우전자는 세탁기 외에 냉장고, 전자레인지 소형제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 340리터, 240리터 소형 냉장고가 인기를 끌며 누적판매 10만대를 돌파했고, 최근에는 150리터 초소형 제품도 출시했다. 초소형 제품은 기존 대용량 냉장고에 비해 전체 크기가 80% 가깝게 줄었다.
쿠쿠전자의 소형 밥솥인 '쿠쿠 미니' 역시 이들 계층을 위한 제품이다.
10인용 최고급 모델에 적용된 분리세척 등 청결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면서도 크기는 줄인 3인용 제품이다. 1인분을 13분만에 지어준다. 리홈도 3.5인용 미니 밥솥을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미니 맥스 가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틈새시장으로 출발했지만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크기를 줄이는 단계를 지나 고급 이미지를 입히는 '프리미엄-미니' 제품들도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