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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明暗]②일등 1만6744 vs. 꼴찌 0

  • 2013.07.12(금) 08:04

BMW 등 상위 4개 브랜드가 시장 '싹쓸이'

수입차 전성시대다. 서울 강남 거리에서 BMW 520d는 쏘나타만큼 흔하다.

 

그런데 유심히 살펴보면 거리를 누비는 수입차들에게서 묘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바로 '보이는 차만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에 수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들어와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브랜드는 한정돼있다.

소위 수입차 베스트셀링 브랜드라는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차와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를 제외하고는 잘 찾아볼 수 없다.


◇ 10대 중 6대는 독일차

6월말 현재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는 총 24개다. 이중 상반기 기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는 곳은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단 4개 브랜드에 불과하다. 이 4개 브랜드가 차지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65.34%에 달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10대중 6대는 이 4개 브랜드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나머지 브랜드들은 이들과의 격차가 크다. 점유율 4위인 아우디와 5위인 도요타의 점유율 격차는 6.81%포인트에 달한다.

 
도요타 다음으로 1% 초반대까지는 총 12개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1%가 채 안되는 브랜드도 7개나 된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스바루는 시장 점유율 0%다. '수입차 양극화' 현상의 단적인 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 수입차의 10대 중 6대는 이들 4개 브랜드가 휩쓸었다.]


◇ BMW 압도적 1위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을 배출한 BMW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총 1만6744대를 판매했다. 여기에 BMW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까지 합치면 BMW가 판매한 차량대수는 2만대에 육박한다. 압도적 1위다.
벤츠도 상반기 1만1658대, 폭스바겐은 1만865대, 아우디는 9399대를 팔았다. 결국 독일차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독일차 브랜드들이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전통의 브랜드라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 :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여기에 최근 고유가와 맞물려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이들 독일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 모델의 비중은 전체의 59.8%를 차지했다.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톱 10에도 디젤 모델이 7개나 될만큼 디젤 차량의 인기가 높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독일 브랜드에 비해 디젤 라인업이 전무하거나 부족한 일본, 미국 등 여타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은 식품업계와 마찬가지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시장"이라며 "최근의 고연비, 디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스바루 철수, 미쓰비시 ?

'고속 질주' 중인 이들 4개 독일차 브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은 대부분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도요타, 혼다, 닛산과 같은 대형 업체들은 대대적인 가격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여타 브랜드는 그럴 여력조차도 없다. 아무리 가격을 깎아도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니 속수무책인 셈이다.

지난 2010년 '4륜 구동'의 장점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본 스바루는 극심한 판매 부진과 본사와의 가격 협상 결렬 등이 겹치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도 스바루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도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수입사 MMSK가 지난 2011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이후 CXC모터스가 사업권을 따내며 국내 시장에 재진출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판매량은 140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사모투자펀드인 CXC가 현재 진행중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함과 동시에 자동차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GM코리아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최고급 세단인 CTS 3.0모델을 최근 홈쇼핑에 내놨다.]

일본 업체들 뿐만 아니다. 푸조를 수입·판매하던 한불모터스는 지난 2009년 수입차 업체 최초로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후 씨트로앵 브랜드를 국내에 선보였지만 상반기 판매량은 212대로 저조하다. 한불모터스는 워크아웃 기간을 내년말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캐딜락을 수입·판매하는 GM코리아도 마찬가지다. GM코리아의 캐딜락은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164대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최고급 세단 CTS 3.0모델을 홈쇼핑에 내놓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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